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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기 좋은 SUV 등장, 토요타 RAV4
모터트렌드유일한 기자 2026.08.23

글로벌 시장의 압도적인 베스트셀러, 토요타 RAV4가 마침내 한국 땅을 밟았다. 전 세계적인 명차라고 해도, 쟁쟁한 국산 및 수입 경쟁자들이 득실거리는 한국 SUV 시장은 결코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 녀석이 품고 온 강력한 무기는 과연 무엇일까. 그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인천 영종도에 마련된 시승 코스 위로 차를 올렸다.

그 전에 외형부터 찬찬히 살펴본다. RAV4 고유의 거칠고 남성미 넘치는 SUV다운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이전보다 훨씬 날렵하고 영민한 인상을 주려는 의도가 보인다. 토요타의 최신 디자인 정체성인 ‘해머 헤드’ 스타일이 전면에 과감히 적용되었고, 범퍼와 일체형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든 그릴이 결합해 한층 샤프한 존재감을 뽐낸다. 측면으로 시선을 돌리면 툭 불거진 볼륨감 넘치는 펜더가 시각적 쾌감을 준다.

실내는 수평 기조를 근간으로 단정하게 다듬어졌다. 특히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높이를 기존보다 낮춘 덕분에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개방감을 선사한다. 최근 트렌드에 맞춰 대형 터치스크린을 전면에 내세웠으면서도, 주행 중 직관적으로 조작해야 하는 물리 버튼들을 남겨둔 점은 정말 고맙다.

신형 RAV4 변화의 핵심 중 하나는 토요타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OS ‘아린’의 탑재다. 국내 사양에서는 LG유플러스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과 결합해 한층 풍성하고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자랑한다. 당초 기대했던 파워트레인이나 차체 제어 영역까지 완벽히 지배하진 못하지만, 디스플레이를 터치하고 기능을 실행해보면 기계에 둔감한 사람이라도 그 변화를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반응 속도가 무척 빠르고 움직임이 부드럽다. 무엇보다 기존 아틀란 내비게이션 대신, 새 내비게이션이 있다는 점이 반갑다.

먼저 기본이 되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시스템 자체는 이전 세대와 궤를 같이하지만, 파워 컨트롤 유닛과 트랜스 액슬 등을 미세하고 정밀하게 개량한 덕에 시스템 최고 출력이 무려 239마력(리미티드 기준)으로 올라왔다. 수치상의 변화보다 놀라운 건 실제 체감되는 주행 속도 제어의 용이성이다. 사람이 걷는 듯한 극저속 주행의 미세한 컨트롤부터 고속도로 램프 구간에서의 거침없는 급가속까지, 운전자가 원하는 모든 영역의 속도를 완벽하게 받아낸다. 게다가 거친 엔진음 없이 이 모든 과정을 매끄럽게 수행한다.

제동 감각도 놀랍다. 회생 제동에서 물리 브레이크 영역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이질감을 알아채기가 이제는 정말 힘들어졌다. 급제동 시 일어날 법한 ‘노즈 다이브’ 현상도 훌륭하게 억제해 낸다. 비록 제한된 시승 시간 탓에 정확한 연비를 직접 측정하진 못했으나, ‘토요타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이 주는 연비에 대한 굳건한 신뢰는 여전하다.

다음으로 옮겨 탄 PHEV 모델은 한 발 더 나아간다. 일반 하이브리드를 압도하는 329마력의 폭발적인 시스템 최고 출력도 인상적이지만, 그보다 매력적인 건 넉넉한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는 진정한 EV 모드의 해방감이다. 마침내 DC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전격 수용했다는 점도 크게 와닿는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불과 35분 안팎이면 충분하다. 본래는 자동차의 전력을 외부로 공급하는 V2H(Vehicle to Home) 기능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겠지만,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상 충전 환경에서 엄청난 혜택을 덤으로 누리게 된 셈이다.

사실 이 PHEV 모델을 시승하면서 흥미롭고 엉뚱한 확신이 뇌리를 스쳤다. 토요타가 대중을 전기차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아주 정교한 초석을 깔아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이 차는 전기 모터와 배터리만으로 최대 77km를 달릴 수 있다. 평소 장거리 주행이나 충전 인프라 걱정 때문에 PHEV를 구매한 오너가 수년간 이 차를 타며 일상에서는 엔진을 거의 깨우지 않고 전기차처럼 운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의 다음 목적지는 전기차가 될 확률이 높다. 그때가 되면 토요타는 무엇을 팔아야 하냐고? 걱정할 필요 없다. ‘bZ’라는 전기차 라인업이 버티고 있으니까.

짧은 시승회 특성상 차의 모든 한계를 시험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명확하게 깨달은 게 있다. 개인적으로 하이브리드보다 PHEV를 선호한다는 것. 이러한 변화를 토요타 코리아 역시 간파하고 있는 듯하다. 국내 판매 비중을 하이브리드 7, PHEV 3의 공격적인 황금 비율로 예측하고 있다고 한다. 무난함을 벗고 진화한 이 차, 의외로 국내 도로를 아주 빠르게 장악할지도 모르겠다.

 

 

글 | 유일한 수석 에디터       사진 | 토요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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