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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토마소 P72, Knockin' on Heaven's Door
모터트렌드송준호 기자 2025.07.23

화려함과 퍼포먼스, 그 두 가지는 공존할 수 있을까?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는 자동차는 고급스러운 승차감이 있었고, 눈앞이 아찔해질 만큼 강렬한 퍼포먼스를 가진 차들은 달리기 위한 최소한의 인테리어를 가졌었다.

수억 혹은 수십 억을 호가하는 차인데 결코 이 두 가지는 함께할 수 없었을까? 그 질문의 답은 이탈리아의 슈퍼카 브랜드에서 찾을 수 있었다. 데토마소는 1959년에 아르헨티나 출신의 알레한드로 데 토마소(Alejandro de Tomaso)가 세운 회사다.

그는 1955년 이탈리아로 건너와 마세라티 소속의 레이서로 일하며, 자신의 회사를 준비했다. 레이서 출신답게 경험을 살려 차대를 개발해 판매했다. 이후에는 여러 슈퍼카들을 판매했다. 1970년대에는 고급 차 시장에도 발을 들이며 럭셔리한 차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규모를 키워 결국 자신이 일했던 마세라티를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은 야속했고 시장의 변화는 그들의 계획보다 빨랐다. 데토마소는 2004년에 결국 공장을 멈추게 되었다. 그러나 어둠 속에 빛이 있다고 했던가. 2009년에 지안 마리오 로시뇰로(Gian Mario Rossignolo)가 데토마소를 인수하며 크로스오버와 리무진, 그리고 스포츠카 등 총 8000대를 만들 계획을 발표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하지만 2012년 로시뇰로가 횡령죄로 체포되며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이후 2015년에 아폴로 오토모빌의 전신인 굼페르트를 인수한 ITV(Ideal Team Ventures)가 데토마소를 품으며 P72를 출시했다. 과거 프로토타입으로 끝난 P70을 재해석한 P72는 유려한 실루엣과 넓은 에어 인테이크, 그리고 커다란 휠 아치 등 얼핏 봐도 강력한 퍼포먼스를 낼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차체 외부를 구성하는 부품 대부분을 카본으로 만들고 그 위에 페인트를 칠했다. 그뿐만 아니라 섀시와 서브프레임도 모두 카본을 사용해 100% 카본 차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외관에서 ‘억!’ 소리가 나지만 이 차의 진면목은 실내다. 마치 고급 가구같이 가죽으로 마감한 시트와 영롱하게 빛나는 로즈 골드 포인트에 감탄만 나온다.

단순히 색을 칠한 것이 아니라 실제 로즈 골드를 도금해 광택이 남다르다. 세 개의 계기반은 마치 화려한 시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기계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수동 변속기 레버는 고급 오브제를 연상케 한다.

화려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앞쪽의 보닛과 엔진이 있는 뒤쪽 후드를 열면 실제 금을 사용한 포인트들이 드러난다. 진정한 럭셔리카답게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 파워트레인은 전동화 시대에 반항하듯 순수 내연기관 시스템을 사용했다.

두 개의 시트 뒤에 위치한 심장은 포드의 5.0ℓ V8 코요테 엔진에 슈퍼차저를 연결해 넣었다. 최고출력 760마력(ps), 최대토크 91.8kg·m의 매콤한 성능으로 뒷바퀴를 굴린다. 변속기는 6단 수동을 채택해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했다. P72는 이름에 들어간 숫자에 맞춰 총 72대만 생산된다. 예술품 같은 차를 찾는다면 P72가 딱이다.

물론 통장에 160만 유로(약 24억 원)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말이다. 국내에도 구매자가 있다고 하니 만약 이 차를 보게 된다면 기운을 받아 로또를 한 장 구매해야겠다.

Points to Look

Seat

화려한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뒤덮인 시트다. 고급 명품 가방같이 섬세한 퀼팅과 스티칭은 럭셔리 그 자체다.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진다. 이런 시트에 앉아야 한다면 오히려 부담스러울 것만 같다. 만약 앉을 기회가 있다고 해도 극구 사양하고 싶다. 기껏 모은 통장 잔고가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

Cluster

은은하게 들어오는 백라이트가 명품 시계 같은 클러스터를 완성한다. 계기반 부분은 속도와 로마자로 표기된 rpm 게이지, 그리고 연료 게이지로 구성했고 가운데에는 차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수온 게이지 등을 배치했다. 격자무늬는 하나하나 사람의 손으로 제작했다. 이 정도로 예쁜 클러스터라면 매일 봐도 질리지 않겠다.

Steering Wheel

예술품 같아 보여도 이건 차다. 달리기 성능이 떨어진다면 비싼 가격을 주고 살 이유가 없다. 차의 성향은 스티어링 휠만 봐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는데, P72는 위아래를 커팅한 형태의 스티어링 휠을 사용했다. 이런 형태는 주로 레이스카에서 볼 수 있다. 소재는 두 가지를 사용했는데, 위쪽 일부분은 카본을, 아래쪽은 촉감이 좋은 가죽으로 감쌌다.

Transmission

6단 수동변속기의 레버는 개방된 구조로 만들어 두어 움직임을 눈으로 볼 수 있다. 고급스러운 오브제 같은 레버의 헤드의 무늬는 사람의 손으로 깎아 만들었다. 기계적인 아름다움을 주는 변속기는 마치 고급 시계의 투르비용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만질 때마다 기분 좋은 촉감을 줄 것 같은 변속기는 따로 떼어 집에 장식해 두고 싶기도 하다.

 

글 송준호 사진 데토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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