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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는 왜 트럼프를 지지하는가
모터트렌드유일한 기자 2025.03.30

2024년 7월 13일, 총성이 울렸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대권 도전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를 하던 도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총알은 트럼프의 귀를 찢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트럼프는 경호원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는 와중에도 주먹을 쥔 채로 오른팔을 힘차게 하늘로 들어 올렸고,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그 사진을 자신의 X(전 트위터)에 게시하며 트럼프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원래 안 그랬잖아요

과거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의 관계를 기억하고 있다면,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 머스크는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자리에 있던 시절인 2017년 6월에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했고, 그 자리에서 머스크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게다가 2016년 11월 미 대선 며칠 전 CNBC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적절한 인물이 아니다’라고 말했었다.

게다가 그동안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과거에는 버락 오바마와 악수를 하기 위해 6시간 동안 기다린 적도 있다고 한다. 이후 2018년에는 자신을 정치적 중도라고 표현했는데, 그러면서도 민주당 쪽에 조금 더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자서전에다가 ‘나는 트럼프를 경멸한다’라고 썼을 정도이다. 애초에 트럼프는 전기차와 지구 온난화에 회의적이며 ‘대통령이 되면 취임 첫날에 전기차 보급 의무를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파는 회사인데 말이다.

그렇다면 왜 머스크는 트럼프 지지로 방향을 틀었을까?

머스크 자신이 제대로 설명을 한 적이 없으니 여기부터는 추측이 된다는 점을 미리 말해두고 싶다. 크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생각 외로 간단하다. 첫 번째는 이제 머스크가 전기차 사업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두 번째는 어떤 이유로 인해 조 바이든을 비롯한 미국 민주당과 척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세 번째는 머스크가 이득을 얻는다고 생각해서 트럼프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다.

이쯤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바이든과의 관계다. 미국 내 전기차 보급에 힘을 쓰고 있는 바이든은 언뜻 보면 머스크에게 있어 이익을 주는 사람으로 보인다. 전기차 한 대를 구매할 때마다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테슬라의 판매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 그런데 바이든은 2022년 2월에 백악관에서 전기차 관련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면서 머스크를 초대하지 않았다. 테슬라가 그동안 핑계를 대고 UAW(전미자동차노조)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전부터 금융 당국의 규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 왔던 머스크는 이를 기점으로 바이든에 대한 비판을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부당한 무시를 당했다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는데, 이때부터 테슬라의 사업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테슬라의 충전 네트워크를 업계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움직임이 생겨날 때, 머스크는 이를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애초에 충전 네트워크 관련 보조금이 적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걸음을 살펴보면 이유가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를 옆에서 도울 부통령 후보는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다. 원래 그는 부통령 후보가 아니었지만, 일론 머스크가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밴스는 전기차를 사기라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그동안 바이든이 추구하던, 새 대통령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도 추구할 전기차 정책에 대해 “이들이 진행하는 ‘녹색의 사기’를 거부하고 위대한 미국을 되찾자”라고 단언하고 있다. 테슬라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머스크의 행보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허나 이 시점에서 최근 머스크의 발언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는 한 때 “무역 장벽이 없다면 중국 전기차들이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2024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의 연설에서 “중국 전기차에 관세 100%를 부여하는 것 을 반대한다”고 말하며 자세를 바꿨다. 그리고 제일 큰 행보라고 하면 바로 충전 네트워크를 담당하던 직원들의 대량 해고다. 특히 테슬라의 충전 네트워크를 조금씩 바꿔가고 있던 ‘레베카 티누치’를 해고한 것이 제일 크다.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2023년 1/4분기 테슬라의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0.5%에 달했지만, 4/4분기 점유율은 6.7%로 크게 줄어들었다. 게다가 미국에서도 판매가 줄어들었는데, 캘리포니아주에서의 점유율이 계속 줄어드는 중이다. 미국에는 중국 전기차가 없으니 포드, GM, 리비안, 현대차 등 다른 제조사에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 와중에 머스크는 오히려 “모든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라! 그것이 테슬라를 돕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글을 남겼다.

머스크가 바이든과 연을 끊기로 하면서 티누치를 해고하자, 테슬라 외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충전 호환성이 좋은 EVgo가 미국 연방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면서 테슬라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든의 전기차 지원 정책은 테슬라에게 오히려 해가 되는 중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히려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고 충전 관련 보조금도 끊어버리게 될 트럼프의 정책이 테슬라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셈이다.

좀 더 넓게 보면, 테슬라 외에도 스페이스 X라는 우주 관련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머스크의 입장에서는 미국 정권과 좋은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 정부로부터 약 147억 달러에 달하는 로켓 발사 계약을 따냈으니 말이다. 트럼프는 우주 개발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그와 미리 친해지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그 와중에 머스크의 생각을 조금은 알 수 있는 인터뷰도 발굴됐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전기차 보급 정책을 철회하는 것에 대해 “경쟁사는 괴멸적인 타격을 받겠지만 테슬라는 약간의 통증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테슬라는 자율주행에 특화된 AI 기업이므로 보조금 폐지는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자율주행을 실현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던 그의 야망은 테슬라가 직접 만드는 로보택시에 의해 의외로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될 것 같다.

머스크는 냉철한 사업가이고 이익에 의해서 움직인다.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먹을 쥐고 당당하게 서 있던 트럼프의 모습에 감동해서 갑자기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그리고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다면, 테슬라의 주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럼에도 지지를 선언했다는 것은 그 뒤에 자신이 그리는 큰 그림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적어도 테슬라의 저가 전기차는 아닐 것이다.■

 

글 | 유일한 수석 에디터 일러스트 | 보이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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