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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산업은 정말 위기인가?
모터트렌드유일한 기자 2025.11.28

몇 달 전만 해도 중국 전기차는 경계의 대상이었다. 중국 시장 내에서 기술 발전을 거듭해 왔고, 가격과 기술을 무기로 중국을 넘어 전 세계를 집어삼킬 기세였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미국은 중국 전기차가 진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관세를 때리며 일찌감치 방어하고 있었다. 뒤늦게 현실을 깨달은 유럽도 마찬가지로 행동하고 있다. <모터트렌드>에서도 중국 우한까지 가서 직접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완성도에 대해 기록했으니, 이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그 중국 전기차에 위기가 왔다고 한다. 출혈 경쟁으로 인해 중국 전기차 업계에 헝다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으며, 수많은 차들이 공장 문을 나서자마자 공터에 버려진다는 소문까지 생겼다. 검증이 잘 안 된 이야기가 부풀려지고 있고, 평소에 중국을 싫어하던 이들이 기회를 노리고 나쁜 이야기를 쏟아내기도 한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아 굳이 펜을 들어본다.

먼저 중국 전기차가 어떤 식으로 성장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중국의 굴기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른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서 중국 제품으로의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인데, 굴기를 추진하는 분야가 몇 개 있고 그중에서 주목을 받는 게 바로 전기차다. 본래 중국 자동차 시장은 해외 자동차 제조사들의 점유율이 높았는데, 이를 뒤집기 위해 굴기를 진행했다가 2015년쯤부터 자동차 굴기를 전기차 굴기로 전환했다. 지금이야 BYD가 전 세계를 노린다고 하지만, 그때는 보조금이나 지원 등 굴기 혜택을 잘 받지 못했다. 상하이기차 같은 다른 회사가 받았는데, BYD가 적은 비용으로도 그럴듯한 전기차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니 중국 정부의 눈에 들어 지원을 받게 됐다. 그 당시 보조금을 노리고 수백 개의 자동차 제조사가 난립했고, 어떤 브랜드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심지어 공장 터와 겉만 그럴듯한 전기차 한 대만 준비하고 보조금을 탄 뒤 잠적한 업체들도 있었다.

뭐 어쨌든 굴기 덕분에 급격히 성장하거나 주목을 받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몇 있지만, 중국 정부는 원래 2020년부터 전기차와 관련된 지원을 중단할 계획이었다. 사실 이것은 중국 굴기의 특성이기도 한데, 돈을 주면서 여러 업체들을 성장시킨 뒤 어느 시점부터 지원을 중단하며 업체 간 경쟁을 통해 서바이벌 게임을 유도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남은 업체들을 선별해 또다시 지원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렇게 기술을 단기간에 축적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런데 본래대로라면 중단해야 할 지원이 연장됐다. 2020년에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원을 받으면서 규모를 적절히 늘리고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너도나도 과잉 투자에 돌입했다. 게다가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신호를 잘못 받아들이고 지원이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믿었다. 그 상황에서 2023년에 업체 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하니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미 1년에 4,000만 대(PHEV가 포함되지만 그래도)는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완공되고 말았다. 그리고 공장은 가동을 중단시킬 수 없으며 계속 돌아가야만 한다. 2025년 전 세계 전기차(PHEV 포함) 판매량이 약 2,000만~2,200만 대 정도라고 추정되는데, 이를 한참 넘어선 설비가 나온 것이다. 그래도 공장을 유지하려면 중국 내는 물론 전 세계로 물량을 밀어내야 하는 시대가 오고 만 것이다. 그리고 중국 정부도 이를 뒤에서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이미 전 세계가 중국 전기차에 대한 장벽을 마련했다는 사실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미국이 일찌감치 관세로 장벽을 쌓았고, 유럽도 45.3%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다. 심지어 친중 성향을 보인다는 튀르키예도 40%의 관세를 쌓았고, 같은 팀이라고 여겼던 러시아도 모든 전기차에 재활용세를 엄청나게 부과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무역 장벽이 없는 나라를 노려야 하지만, 경제 규모가 큰 나라는 거의 없다. 기껏해야 한국과 노르웨이, 태국 정도일까?

그러다 보니 중국 내에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막대한 할인을 더하고 하위 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어음도 미루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거의 손해를 보면서 자동차를 팔고 있는 셈이지만 그럼에도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 게임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뭐 결국은 중국 내 자동차 딜러 협회가 성명을 발표하고 BYD가 딜러들과 모여 논의를 한 뒤 7월 1일부터 할인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는데, 과연 그대로 진행될지는 모른다. 공장 가동률은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지금에 와서야 중국의 이야기로 한정된 것 같지만, 과거에도 비슷한 일은 있었다. 단, 그 무대가 중국이 아니고 미국이었다는 점이 다르지만. 20세기 초반의 일인데, 1908년에만 해도 미국 내 자동차 제조사가 253개나 되었다. 그러다 보니 출혈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1929년에는 44개로 줄어들었다가 1939년에는 사실상 세 개(명목상으로는 10대 정도)로 정리가 됐다. 그 와중에 자동차 가격이 점점 하락했다는 것도 웃긴 일이다. 그렇게 자동차 제조사들이 경쟁하며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1929년에 세계 대공황을 악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러다 보니 중국도 선택을 해야만 한다. 구조조정밖에 없긴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이를 선택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해고된 사람들이 당에 불만을 품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출에 집중할 수도 없다. 관세 없는 시장만 공략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중국 내 경기 부양책을 진행한다 해도 중국 내수 시장이 급격히 늘어나진 않을 것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는 결론이다. 중국 전기차가 위기인 것은 맞지만, 과연 망할까? 나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BYD는 더더욱 그런데, 인터넷상에서는 망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나는 확신을 걸고 말할 수 있다. BYD는 망하지 않는다고. 물론 예전과 같은 규모와 기세를 유지하지는 못할 수 있고, 한 5년 동안 경영이 어려울 수는 있지만, 정확히는 망하지 못한다. 이미 중국 전기차 굴기 성공의 정석과도 같은 제조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그나마 이름을 기억하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라고 하면 BYD, 니오, 샤오펑, 지커, 리프모터 정도일 것이다. 이들은 중국 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제조사들이고, 그만큼 중국 내에서는 역량을 갖고 있다. 물론 지금 한 번 더 구조조정에 들어간 이상 이 제조사들이 다 살아남을 것인지, 그 와중에 정리되는 곳이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아니면 몸집을 불린 제조사들이 BYD처럼 강제로 축소에 들어가야 할 수도 있고. 당의 결정에 달려 있다.

누군가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중국 전기차가 망하든 말든 한국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말이다. 허나 정확한 건 알아야 한다. 2024년 기준으로 한국 전체 수출액 중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19.5%에 달한다는 걸 말이다. 오히려 미국이 18.7%로 중국보다 낮다. 물론 그 의존도가 감소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 위기로 인해 중국 경제가 제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바로 국내 경제에 영향을 끼친다.

중국이라는 나라를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먹고 살 수 있고 분배할 수 있을 만한 돈을 확보하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다. 그러니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를 논하면 될 일이다. 중국 전기차가 국내에 진출하는 게 싫다면, 그리고 아무리 봐도 지갑을 열 정도의 매력이 없다면 사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 문제를 부디 극복했으면 좋겠다.

 

글 유일한 수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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