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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 Mignon, Mais Cool! 르노 필랑트
모터트렌드유일한 기자 2026.04.17

분명히 말하지만, 필랑트는 멋을 아는 자동차다. 국내는 물론 해외를 둘러봐도 이런 느낌의 자동차, 혹은 SUV를 만나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도 궁금한 것은 있다. 왜 르노는 그랑 콜레오스가 있는데도 필랑트를 만들었을까? 단순히 플래그십 모델이 없어서 그랬다고 받아들이기에는 궁금한 게 너무 많다. 무릇 자동차라는 것은 달릴 때 그 가치를 증명하는 법이니(이 기조도 이제는 변할 때가 된 것 같지만 그래도), 한 번 그 주행을 제대로 체감해 보기로 했다.

그 전에 디자인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인한 느낌을 주는 전면에 시선이 쏠릴 것이다. 르노의 엠블럼과 그릴에서 빛이 번쩍이고 있으며(물론 옵션이지만), 헤드램프의 형상도 제법 날카로우니 그렇겠지만, 사실 이 차에서 주목해야 하는 곳은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뒤로 갈수록 점점 밑으로 떨어지는 절묘한 루프 라인이 인상적이다. 그 덕분에 5인승으로 만든 거겠지만 날렵함이 잘 강조되고 있다.

실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대시보드나 세 개의 디스플레이보다 시트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그랑 콜레오스보다 차체가 긴 만큼 실내를 넓게 뽑았는데, 거기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시트를 확보했다. 1열은 버킷 형태인데도 편안하고, 2열 역시 그렇다. 게다가 글라스 루프라고 해도 뜨겁지가 않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트렁크도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가구 전문점에서 대형 가구라도 사지 않는 이상은 괜찮을 것이다.

여기까지 살펴보고 이제 움직일 시간이다. 이번에 집중할 것은 운전 감각과 승차감. 특히 이전에 느끼기 힘들었던 2열 승차감도 체크해 본다. 그러다 보니 2열에 먼저 앉게 됐는데, 각도가 크지는 않아도 등받이 조절이 가능하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2열 전용 온도조절 장치도 쾌적하지만, 무엇보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만나도 허리에 전달되는 충격이 미미하다는 게 좋다. 이 정도면 부모님을 모셔도 불편해하시지 않겠다.

잠깐 잠이 들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중간 반환 지점에 도달했다. 여기부터는 운전을 해 볼 시간이다. 자세를 잡아보면 생각보다 시선이 탁 트였다는 게 느껴진다. 심지어 안정적인 운전을 위해 시트를 꽤 낮춰둔 상태였는데도 말이다. 그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가볍게 밟았는데, 힘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물론 필랑트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합해 250마력을 발휘하지만, 그 출력보다는 모터가 강력하다는 게 더 강하게 다가온다.

자동차는 조용해야 한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엄청난 환영을 받을 것 같다. 내리막을 질주한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웬만큼 달려도 엔진이 쉽게 깨어나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도중 배터리가 부족해지니 비로소 엔진이 깨어났는데, 그때도 거친 진동이나 강렬한 엔진음이 들리지는 않았다. 약간의 숨소리 같은 반응으로 엔진이 숨 쉰다는 것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집중해서 듣지 않는다면 신경도 안 쓸 것이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제법 긴 산길에 접어들었다. 이 시점에서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꿔봤는데, 바로 반응이 달라진다. 오른발의 가속과 감속을 충실하게 따라준다는 느낌이며, 이때는 엔진음도 조금 크게 들린다. 스티어링 휠을 돌려보면 분명히 승차감을 고려한 서스펜션을 장착했는데도 코너에서 의연하게 흔들림을 잡아주는 모습을 보인다. 차체가 큰 만큼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부서지고 말았다.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필랑트가 숨겨 둔 날카로운 모습을 즐기고 나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고 말았다. 연비는? 무려 16.8km/ℓ를 기록하고 있었다. 분명히 산길에서 스포츠 모드로 오른발에 제법 힘을 주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알 수 있게 됐다. 필랑트는 가족과 함께하면서도 때로는 날카롭게 달리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자동차다. 그러면서 프랑스 특유의 디자인과 고급감도 챙길 수 있으니, 만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

글 유일한 수석 에디터 사진 르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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