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https://www.motortrend.kr/news/articleView.html?idxno=2757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들리겠지만, 떠날 채비를 하면서 단 한 번도 설렌 적 없다. 자리를 비운 동안 밀려 있을 업무에 대한 걱정이 앞서서. 비행기에서 내려 새로운 경험을 할 때조차도 행복이라는 감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떻게 원고에 녹여낼 것인지가 스트레스로 다가왔으니까. 그저 놀러 가는 게 아니라, 엄연히 일하러 가는 것이기에 설명할 수 없는 무게감에 짓눌렸던 것 같다. 허나 이번에는 달랐다. 살면서 처음 사랑에 빠진 자동차를 만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꼭 한번 가고 싶었던 뉘르부르크링에 발 디딜 수 있어서 그랬던 걸까? 나답지 않게 즐기고 또 즐거웠던 해외 출장이었다. 그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써 내려가 본다.
Reunion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내게 자동차는 여전히 특별한 존재다. 애정 지수가 조금 떨어진 건 일이 되어버린 탓이다. 순수했던 그 시절의 첫사랑은 ‘R32’였다. 골프 4세대의 고성능 버전이다. 돌이켜보면 낭만 가득한 시대였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작은 차체에 커다란 3.2ℓ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것도 모자라서 네 바퀴 모두 굴렸다. 최고출력은 241마력, 최대토크는 32.6kg·m에 달했다. 6단 수동 기어 레버를 손으로 직접 주무를 수 있었고, 원하면 폭스바겐 최초의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가질 수도 있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4초, 최고속도는 시속 247km…. 스펙 시트를 훑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뛸 만했다. 여기서 놀라운 점 하나는 온 국민이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하며 응원하던 때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카는 투스카니(175마력). 물론 이 차의 존재를 알게 된 건 그로부터 15년 후였다. 한창 탈 것에 관심이 생겼던 시기다. 허나 난 사회 초년생이었기에 외제차가 두려웠다. 오래된 물건을 가꾸는 것도 무서웠고. 그렇게 9년이란 시간이 더 흘러버렸다.
독일의 어느 하늘 아래에 있다. 꿈에 그리던 첫사랑을 만나러 왔다. 24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만큼 많은 것이 변했다. 덕업일치를 이룬 나는 자랑스러운 <모터트렌드> 에디터가 되었고, 나의 파랑새도 그동안 몰라보게 달라졌다. 함께 이곳을 찾은 이들도,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도, 귓가를 스치는 언어와 청량한 공기마저도 아직 익숙지 못하다. 나흘이 지난 이제서야 조금씩 적응하고 있을 뿐. MBTI가 ‘I’로 시작하는 내게 꽤나 어지러운 세상이랄까? 여하튼 조금만 더 가면 뉘르부르크다. 그럼, 낯선 곳에서 재회한 이상형에 관해 차근차근 소개해 보겠다. ‘레이싱(Racing)’을 뜻하는 ‘R’이 붙은 버전으로는 다섯 번째다. 8.5세대 골프를 베이스로 하고. 가장 큰 차이는 문이 네 짝이다. 내 마음에 불쑥 들어왔던 쿠페가 아니다(북미 사양). 그때는 그게 멋이라고 여겼는데 지금은 살짝 아니다. 나만 즐거운 게 아니라, 함께 하는 이들도 행복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고도 많은 부분이 새롭지만, 구태여 설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골프처럼 보인다는 건 틀림없다. 특유의 실루엣과 프로포션에 단단하면서도 날렵한 인상까지, 이런 게 헤리티지 아닐까 한다. 설렘 포인트인 시그니처 블루 컬러도 빼놓을 수 없겠고.
추억 속 싸이월드 감성 실내 분위기도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어울리는 느낌으로 탈바꿈했다. 처음에는 아쉬웠는데 옛것은 과거에 묻어두는 게 여러모로 괜찮다는 생각이다. 훨씬 트렌디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하니까. 어쩌다 한 번씩 모는 게 아니라면 이편이 더 낫다. 경험으로부터 아는 사실이다. 가슴 속에 뭔가 들끓게 만드는 정서 측면에서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골프 R(333마력)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R 전용 그래픽을 뽐내는 12.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R 로고가 박힌 태코미터, 그리고 스티어링 휠 한쪽에서 5분 대기조로 분하고 있는 R 버튼이 자꾸만 흥을 돋운다. 어지간한 스포츠카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자극적이다. 그렇다고 운전자만 기분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뒷좌석도 넓고 쾌적하다. 몸무게 70kg, 키 178cm인 내 기준에는 레그룸도 헤드룸도 넉넉하다. 등받이도 적당히 기울어져 있고 암레스트도 큼지막해서 편안하다. 아마 두어 시간쯤은 고급 세단의 2열도 부럽지 않을 테지.
타면 탈수록 ‘팔방미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성격이 완전히 뒤바뀐다. 말만 번지르르한 드라이브 모드에 실망한 적이 많았는데 폭스바겐 엔지니어들은 피노키오가 아니다. 차 한 대로 모든 환경과 조건에서 만족할 만한 탈 것을 만들겠다고 잠에 들지 않은 게 확실하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영락없이 패밀리카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부터 가속 페달의 민감도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반응까지 여유롭다. 말랑한 승차감은 두말하면 입 아프고. 허나 스포츠나 레이스 모드로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크라포빅 배기 시스템으로 우렁찬 소리를 내뱉는다. 하체도 한껏 조이면서 엔진 회전수도 좀처럼 떨구지 않는다. “뭐든지 괜찮으니, 한 번 해보자!”라고 말하는 듯하다. 손끝, 발끝의 아주 미세한 움직임을 읽어내는 것도 모자라 시선마저 훔치면서 일찌감치 코너로 파고든다. GTI 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감히 R이 한 수 위라고 평가해 본다. 어떤 상황에서도 트랙션을 확보하는 능력은 비교 불가다. 비에 젖은 아우토반에서 불안함 없이 시속 200km를 넘나들고, 진흙으로 뒤덮인 와인딩 로드에서 괜한 걱정 없이 마음껏 잡아 돌릴 수 있다. 영민한 사륜구동 시스템, 4모션이 뒤를 봐주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만날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그러길 바라며, 예비 오너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기능에 대해 늘어놓겠다. 먼저 스페셜 모드다.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서킷 전용 세팅이다. 레이스 모드보다 부드럽게 조율된 댐퍼 감쇠력이 특징. 좌우로 굽이치고 고저 차도 심한 데다가 고르지도 못한 노면에서 접지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조금 더 공격적인 성향의 토크 벡터링으로 급격한 코너를 만나도 기죽지 않고 빠르게 돌아나갈 수 있는 건 덤이다. 트랙 주행뿐만이 아니라, 일상 스포츠 주행에서도 요긴하게 쓰이겠다. 여건이 되면 드리프트 모드도 꼭 사용해 보자. 더 이상 BMW의 M을 갈구하지 않게 될 테다. 가속 페달을 밟아 리어를 날릴 수 있고, 슬립 앵글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WRC 무대를 지배했던 ‘폴로 R’ 랠리카의 역동적인 모션을 손쉽게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마지막 팁이다. 다만 늦은 밤 주차장에서는 참기로 하자. 시동 멋지게 거는 법을 공유한다. 스타트 버튼을 1.5초 누른 후 브레이크를 밟아 엔진을 깨우면, rpm이 2500까지 오르면서 으르렁거리는 배기음을 내뿜는다. 카밋에서 뽐내면 인기남에 등극할 수 있겠지.
그러고 보니 그 시절 R32를 사랑한 이유에 대해 털어놓지 않았다.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좋아하는 것에는 수백 가지 이유를 붙일 수 있지만, 사랑하는 데에는 아무 이유가 없다고. 그냥 첫눈에 반했던 것으로 스리슬쩍 넘기고 싶다. 그리고 흔히 첫사랑은 다시 만나면 안 된다고 하던데, 그 불문율은 내게 통하지 않았다. 실망감보다는 변해버린 그 모습이 더 마음에 들었으니까. 저기 뉘르부르크링 서킷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골프 R과 달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의미할 테다. 언제 또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참고로 2027년은 R이 탄생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폭스바겐은 ‘골프 R 24H’ 쇼카를 선보이며, 내년에 열리는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 참가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아마도 운이 따라 준다면, 그때 이곳에서 한 번 더 마주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날이 오리라 기대해 보며 녹색 지옥으로 들어서 본다. 헤어짐의 아쉬움을 벗어던지고 GTI가 새겨진 옷을 입으며.
No Reason
이미지 트레이닝을 수없이 반복했다. 디즈니랜드에 놀러 간 아이처럼 너무 들뜬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쿨하게 넘겨버리는 진짜 남자로 비추어지고 싶은 게 내 추구미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실패한 것 같다. 기침과 가난, 그리고 사랑은 숨길 수 없다고 하는데,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야겠다. 꿈이다. 동고동락 중인 친절한 동료들에게 글썽이는 눈망울을 들키고 말았다. 훗날 버킷리스트 가장 높은 곳에 적어둔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곳에 와서 감정이 벅차오른 게 화근이었다. 스티브 맥퀸의 영화 <더 맨 앤 르망>을 보고 영감받았다. 멋들어진 남자가 나이스한 자동차를 타고 스물네 시간 동안 레이스를 펼친다는 것, 최고로 낭만적이지 않은가? 왜 그렇게 받아들였는지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답하기 힘드니까.
무대를 르망이 아닌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로 정한 건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열정 가득한 아마추어 드라이버도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이 장소가 지닌 특수성. 세상에서 제일 긴 서킷(25.378km)에서 진행되기에 어떤 구간에는 비가 내리고, 또 어딘가에는 뜨거운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쬔다. 변화무쌍한 날씨로 인한 다양한 변수가 골머리를 썩인다는 뜻이다. 여기에 트랙 폭도 굉장히 좁고, 급격한 고저 차와 비하인드 코너도 가득해서 평균 10대 중 4대가 리타이어하고 만다. 다시 말해서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대단하다. 내로라하는 자동차 브랜드들이 이 레이스에 도전한다. 정성을 다해 만든 차의 퍼포먼스와 내구성을 테스트할 수 있으며, 클래스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 뒤따르니까. 포뮬러 원(F1) 레이스카나, 르망 프로토타입과 달리 양산 차를 베이스로 한다는 점도 매력적이겠다.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혹은 나의 발이 되어주는 탈 것이라 현실적이라고나 할까?
이런 위대한 자리에 폭스바겐이 빠지면 섭섭하다. 그들은 핫해치의 정석이자, 팬덤 두터운 GTI로 악명 높은 녹색 지옥 정복에 나선다. 파트너는 ‘막스 크루제 레이싱(Max Kruse Racing)’. 골프 탄생 50주년을 맞이했던 2024년부터 함께 싸우고 있다. 이번에는 총 3대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확한 모델명은 ‘골프 GTI 클럽스포츠 24h’. 엔트리 넘버 50번과 76번은 ‘SP4T 클래스(2000cc 초과~2600cc 이하 터보 엔진)’, ‘SP3T 클래스(1600cc 초과~2000cc 이하 터보 엔진)’에는 10번을 달고 출전한다. 그들이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글을 쓰고 있는 현시점으로 돌아와 결과부터 발표하겠다. 50번은 클래스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76번은 안타깝게 리타이어했다. 10번은 SP3T 클래스에서 4위에 올랐고. 박수를 보내며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159대 중 완주에 성공한 건 111대에 불과할 만큼 어려운 환경이었으니 말이다. 그럼 다시 현장으로 마이크를 넘긴다.
GTI 빌리지에서 나왔다. 폭스바겐 네임택을 단 전 세계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를 포함한 브랜드 관계자의 아지트다. 월드 프리미어로 베일을 벗은 ‘ID. 폴로 GTI’도 전시되어 있고, 맛있는 음식과 독일 맥주는 물론 24시간 동안 앉아 있어도 엉덩이가 아프지 않을 고급 소파도 비치되어 있다. 커다란 TV도 두 대나 설치되어 있는데 왼쪽에는 메인 중계 화면이, 오른쪽에는 골프 GTI 클럽스포츠 24h의 온보드 카메라가 연결되어 있다. 잠은 다른 곳에서 자야 한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타이니 하우스다. 서킷 바로 옆에 나란히 줄지어 있는데 폭스바겐… 참 디테일하다. 문도 GTI의 시그니처인 빨간색으로 칠했다. 한 평 조금 넘는 공간에 간이침대와 추위에 떨지 말라고 라디오처럼 생긴 히터까지 준비했다. 원하면 마음에 드는 곳에서 자리 잡고 즐기라는 듯 의자도 넣어 놓았고. GTI 깃발을 포함한 응원 도구를 마련한 점도 미소를 유발하는 배려다.
등 떠밀려서 걷다 보니, 어느새 그리드 워크 중이다.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 여럿 찾아다녔지만, 규모 자체가 다르다. 159대나 참가한다고 들었는데 인파로 인해 레이스카의 실루엣조차 구경하기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게 30만 명 넘는 관중이 이곳을 찾았단다. 아무래도 F1 월드 챔피언 막스 베르스타펜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아, 저기 7세대 골프 GTI가 보인다. 드라이버 이름은 ‘보리스 흐루베슈(Boris Hrubesch)’. 내게 팬을 하나 건넨 그는 차에 무언가 쓰라고 말한다.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하며, ‘주영삼’이라고 한글로 크게 적은 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장사 참 잘한다.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닌데, 처음 본 이를 1분 만에 팬으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긴 GTI 팬이라면 모두 한 가족이라고 볼 수 있겠지. 막스 크루제 레이싱의 골프 GTI 클럽스포츠 24h도 발견했다.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는 비주얼이다. 저 차를 타고 어둠이 짙게 깔린 트랙을 질주하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력 풍부한 나지만, 감조차 오지 않는다.
3km나 걸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내친김에 트랙도 거닐어 본다. 입구로 들어서는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모터스포츠 경기 관람을 색다른 데이트나 가족 나들이쯤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와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가드레일 너머에 셀 수 없이 많은 캠핑카가 주차되어 있고 바비큐 파티 열리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과격한 록 음악이 하늘 위로 솟구치고 있다. 흥겹게 춤추는 건 기본이며, 마치 이날만 기다렸다는 듯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페스티벌을 만든다. 생소한 광경에 셀피와 영상 찍기 바쁜 한국 팀과 달리 그들에게는 일상이자 연례행사일 테다. 연석을 밟으며 공놀이를 하고, 잔디 위에 앉아 폭죽도 터트리는 이들. 아이들이나 탈 법한 씽씽카는 어디서 구했는지 번외 레이스도 개최한다. 그렇다면 나도 질 수 없지! 몽땅 분필을 주워 아스팔트 위에 낙서로 흔적을 남긴다. 중계 화면에 잡힐 가능성은 낮겠지만, 노르트슐라이페의 색다른 문화를 경험했다는 것만으로도 웃을 수 있다.
시간이 흘러 레이스의 막이 오르고 모든 일정을 소화한 우리는 아지트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이 밤을 어떻게 보내야 후회가 없을지 고민했다. 그러다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타이니 하우스에 있는 히든카드를 꺼내는 것이다. GTI 빌리지에서 레이스카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위치에 완벽하게 세팅했다. 몇 안 되는 VIP석은 녹색 지옥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동료들로 빈틈없이 채워졌다. 영상 5도의 추위는 상큼한 와인으로 해결했으며, 안주는 레이스카의 굉음으로 대신했다. 이렇게 GTI로 뭉친 우리는 오순도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밤을 지새우는데…. 키보드를 두드리는 현시점에서 그날을 떠올려본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달리는 것일까? 우리는 왜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 열광하는 것일까? 물음표가 끊임없이 이어지지만, 교과서적인 마침표 말고 진짜 느낌표는 그때도 지금도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머릿속에 ‘그냥’이라는 단어만 맴돌 뿐. ■
글 주영삼 에디터 사진 폭스바겐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