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P 도입 후 AI·기존 시스템 연동 간소화...품질·거버넌스는 과제"
||2026.07.27
||2026.07.27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도구를 쥐여 준다고 해서 AI가 항상 의도에 맞게 도구를 쓰는 것은 아닙니다.
무신사 기술조직 무신사 테크가 대화형 상품 탐색 서비스에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을 도입한 뒤 얻은 결론이다.
MCP는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 방식을 표준화한 기술이다. 기업이 MCP 서버를 구축하면 AI는 상품 검색이나 문서 조회 등 서버에 마련된 도구를 골라 호출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도구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과 이를 개발자 의도대로 사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무신사 테크는 MCP 서버를 열어주는 작업보다 AI가 사용자 질문을 정확한 검색 조건으로 바꾸도록 통제하는 과정에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무신사 MCP 프로젝트는 지난해 4분기 사내 자율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초기 프로토타입으로 사용자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번 주말 결혼식에 무엇을 입을지", "검은색 메쉬 운동화 가운데 후기가 좋은 상품은 무엇인지"처럼 여러 조건을 한꺼번에 묻는 수요가 확인됐다.
기존 온라인 쇼핑 검색에서는 이용자가 카테고리와 브랜드, 가격대 등을 직접 선택해야 한다. 대화형 AI는 자연어 질문에서 이용 목적과 취향, 예산 등을 읽고 검색 조건을 대신 구성할 수 있다.
무신사 테크는 대화형 AI를 새로운 상품 탐색 채널로 보고 챗GPT 안에서 자사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구매 전환을 당장 목표로 삼기보다는 대화형 상품 탐색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새로운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이용자가 "4월 일본 여행에 어울리는 옷"이라고 물으면 AI가 계절과 여행지 날씨, 성별 등을 고려해 상품을 찾도록 했다. "전체 예산 30만원 이내 할인 상품"과 같은 질문에서는 예산과 할인 여부를 함께 검색 조건에 반영해야 했다.
문제는 패션 상품에 대한 이용자 요구가 정형화돼 있지 않다는 데 있었다. 같은 '미니멀'이라는 표현도 사람마다 기대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하나의 질문에 상황과 날씨, 취향, 예산, 제외 조건이 동시에 담기기도 했다.
기존 상품 검색 API로는 이런 요구를 충분히 처리하기 어려웠다. 상품 검색 API는 카테고리와 브랜드, 가격처럼 미리 정해진 조건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AI가 자연어 질문을 검색 조건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일부 맥락이 빠지거나 의도하지 않은 조건이 추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MCP 연결이 끝 아냐...AI 통제 과제로
이같은 문제는 MCP 연결 방식에서도 발생했다. 무신사 테크는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의하면 가끔 AI가 의도한 범위를 넘어서는 엉뚱한 필터나 묶음 단위를 MCP 서버로 전달했다"며 "다른 대형언어모델(LLM)을 한 번 더 거쳐 입력값을 정제하는 방법 등 여러 방식을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AI가 내린 판단을 다른 AI로 재검토하는 방식도 도입해봤지만, 일관된 결과를 보장하기 어려웠다. 무신사가 택한 해법은 AI 성능을 무조건 신뢰하는 대신 AI가 서버에 전달할 수 있는 입력값을 더 촘촘하게 제한하는 것이었다.
상품 검색에 쓰는 입력 필드를 세분화하고 MCP 서버가 질문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구분하도록 설계를 바꿨다. AI에 넓은 재량을 주기보다 성별과 가격대, 이용 목적, 지역, 날짜 등 필요한 조건을 구조화해 서버 단계에서 통제했다.
무신사 테크는 "결국 입력 필드 자체를 훨씬 잘게 세분화해 MCP 서버에서 사용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질의했는지 명확하게 통제하고 파악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며 "AI의 비결정적 특성 속에서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는 데 꽤 고생했다"고 했다.
◆개인정보 접근 차단…최소 권한 원칙 적용
AI 에이전트가 기업 시스템에 접근하는 만큼 권한 관리도 별도 과제다. 개발 단계부터 AI가 의도하지 않은 데이터를 읽거나 쓰지 못하도록 필요한 기능과 정보만 허용해야 한다.
무신사는 현재 MCP 서비스 범위를 로그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 탐색 기능으로 한정했다. 이에 따라 AI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나 결제·구매 데이터에 접근하지 않는다.
향후 인증 기반 기능을 검토할 때도 서비스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활용하고, 사용자가 정보 활용 범위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선택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 테크는 "입력값 검증과 함께 '최소 권한 원칙'을 MCP 설계 단계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터프라이즈 확산?...인증·보안 표준화가 우선"
업계에서는 MCP가 범용 표준으로 자리 잡기에는 기술 사양과 생태계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사업자와 클라이언트마다 지원 방식이 달라 생태계가 파편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신사 테크도 주요 AI 사업자의 네이티브 지원 확대와 인증·보안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연결 규격뿐 아니라 기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인증과 권한 관리 체계가 뒷받침돼야 도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신사 테크 측은 "대다수 주요 AI 진영이 MCP를 네이티브하게 지원하고, 프로토콜 차원의 인증·보안 표준이 갖춰져야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도입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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