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실리콘밸리가 먼저 겪은 토큰 경쟁…‘맥싱’에서 '미닝'으로
||2026.07.26
||2026.07.26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토큰'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 처음에는 AI 활용을 독려하기 위한 보상 수단으로 등장해 생산성을 측정하는 지표가 됐고, 다시 비용 통제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엔지니어에게는 기본급 외에 토큰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며 “토큰을 활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훨씬 높은 생산성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토큰은 개인의 생산성을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로 확산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 메타와 오픈AI 등 일부 빅테크에서 직원들의 AI 토큰 사용량을 집계하고 순위를 매기는 이른바 '토큰맥싱(Tokenmaxxing)'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와 오픈AI 등에서 직원들의 토큰 사용량을 집계하는 내부 대시보드가 운영됐고, 일부 기업은 AI 활용도를 성과 평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기업 경쟁의 기준도 토큰 생산성으로 이동했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의 핵심 성능 지표로 '초당 토큰(Token per Second)', '와트당 토큰(Token per Watt)', '달러당 토큰(Token per Dollar)'을 제시했다. 같은 전력과 같은 비용으로 얼마나 많은 토큰을 생성할 수 있는지가 AI 인프라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AI 활용이 급증하면서 문제도 나타났다. 우버는 올해 AI 코딩 도구 예산을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한 뒤 사용 한도를 설정했고, 메타는 내부 AI 비용 증가에 대응해 외부 AI 서비스보다 자체 AI 모델 활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운영 전략을 조정했다. 무조건 토큰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같은 성과를 더 적은 토큰으로 만들어내는 효율성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토큰맥싱'에서 '토큰미닝(Tokenminning)'으로의 전환이다.
AI 모델에서도 같은 작업을 더 적은 연산으로 수행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 중국 문샷AI가 최근 공개한 '키미 K3'의 경우 가격은 같은 연산 자원으로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효율을 내세우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산업계도 같은 방향을 주목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IT 전문매체 '더 식스 파이브' 인터뷰에서 “더 낮은 비용으로 운영되면서 더 효율적으로 토큰을 생성하는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가 이미 토큰 지급과 활용, 비용 통제의 과정을 경험한 만큼, 토큰을 어떻게 생산하고 배분하며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가 토큰 이코노미의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지현 SK AI위원회 부사장은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토큰이 누구에게, 어떤 업무에, 얼마나 사용되는지를 측정하고 세밀하게 관리하는 '토크노믹스(Tokenomics)'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어떤 업무에 얼마의 토큰이 쓰이는지 파악해 낭비를 줄이고 간단한 질의에는 소형 언어모델(sLLM)을 배정하는 'LLM 오케스트레이션', 같은 질문에 대한 중복 응답 생성을 막는 토큰 중복사용 절감 기술 등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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