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코오롱, 수입차 유통 경쟁 본격화…페라리도 나눠 판다
||2026.07.20
||2026.07.20
[더퍼블릭=유수진 기자] 나일론과 합성섬유 시장에서 오랜 경쟁을 이어온 효성과 코오롱이 최근에는 수입차 유통 시장에서도 맞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19년간 효성그룹 계열사가 맡아온 페라리 국내 판매망에 코오롱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BMW, 볼보, 폴스타, 롤스로이스 등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업황 변동성이 큰 섬유·화학 사업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차 유통 사업이 오너 3·4세들의 새로운 경쟁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효성과 코오롱은 수입차 유통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동생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메르세데스-벤츠와 도요타, 렉서스의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두 회사의 자동차 사업 매출을 합치면 약 4조1200억원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약 22조원)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효성 계열 FMK가 독점해온 페라리 국내 판매 체제에도 변화가 생겼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지난달 페라리코리아의 부산·영남권 공식 딜러로 선정되면서 해당 지역의 판매와 애프터서비스(AS)를 담당하게 됐다. 이에 따라 페라리는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서울·수도권은 FMK가, 부산·영남권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맡는 복수 딜러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슈퍼카 브랜드의 경우 수도권과 영남권 등 핵심 시장 확보가 중요한 만큼 효성이 기존 독점 체제에서 경쟁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페라리 사업은 2007년 FMK가 공식 딜러십을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FMK는 조현준 회장의 장인인 이희상 전 동아원 회장이 운영했으나, 동아원의 경영난 이후인 2015년 효성이 지분 100%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4년 효성그룹 계열 분리를 계기로 자동차 사업도 형제 간 분담 체제로 재편됐다.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사인 더클래스효성(현 HS효성더클래스)은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으로 편입됐고,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판매하는 FMK는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에 남았다.
조선일보는 조현준 회장이 지난 2월 이탈리아에서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을 만나 자동차와 패션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등 약 20년간 페라리와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고 전했다. 또한 조현상 부회장도 2003년 메르세데스-벤츠 국내 판매권 확보 당시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하는 등 자동차 사업에 깊이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반면 코오롱은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2023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BMW와 MINI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롤스로이스에 이어 페라리 딜러십까지 확보하며 초고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에서도 수입차 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3503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으며, HS효성 자동차 부문은 1조5506억원, FMK는 22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조선일보」를 통해 "전통 제조업과 달리 수입차 유통은 젊은 감각과 소비 트렌드를 읽는 역량이 중요한 시장"이라며 "젊은 경영인들이 전면에 나선 만큼 마케팅과 브랜드 확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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