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차 정의선, 1200억 승부수…나스닥 상장 ‘프리 IPO’ 구글과 손잡나
||2026.07.19
||2026.07.19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재 약 12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로봇 전문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율을 25%대로 끌어올린다.
지난 2021년 인수 당시 투자한 2389억 원과 이후 유상증자 참여분을 포함하면 정 회장의 누적 투자 금액은 8000억 원 안팎으로 점쳐진다.
게다가 구글이 프리 IPO 때 보스턴다이내믹스 투자자로 참여해 미국 나스닥 상장 흥행 보증수표로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단순 지분 구조 재편을 넘어 정의선 회장의 치밀한 포석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 소프트뱅크는 왜 나갔나?…‘예정된 엑시트’와 현대차의 기회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분 조정은 소프트뱅크가 보유하고 있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9.65%에 대한 풋옵션(매동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21년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배지분을 인수할 당시, 소프트뱅크는 4년 내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잔여 지분을 현대차 측에 되팔 수 있는 조건을 걸었다.
당초 약속된 상장 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투자금 회수(엑시트) 및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자연스럽게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인수 가격은 약 3억 2000만 달러(정 회장 부담액 약 8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HMG글로벌(62.5%) ▲정의선 회장(25.0%) ▲현대글로비스(12.5%) 등 현대차그룹이 지분 100%를 완벽하게 지배하는 구조로 탈바꿈한다.
재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각은 리스크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차그룹이 상장 전 주도권을 완전히 쥐고 판을 짜게 해준 기회"라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이 100% 지분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나스닥 상장을 위한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 시나리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내놓은 지분을 글로벌 빅테크 우군을 끌어들이는 지렛대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는 구글(딥마인드)을 꼽고 있다.
현재 구글 딥마인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손잡고 복잡한 로봇 제어를 위한 AI 모델을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상 세계를 넘어 현실 세계에서 로봇을 구동하기 위한 '실제 물리 데이터(Physical Data)'에 굶주려 있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공장이라는 거대한 산업 현장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하드웨어 기술력은 구글에 대체 불가능한 매력적인 파트너”라면서 “구글이 프리 IPO 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나스닥 흥행은 보증수표를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 나스닥 상장 시기는 언제?…‘2027년 상반기’ 최적기 관측
시장 전문가들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본격적인 나스닥 입성 시기를 2026년 하반기 예비 절차를 거쳐 2027년 상반기쯤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상장 과정에서 공모주가 발행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밖에 없는데, 정 회장이 이번에 사재를 털어 지분율을 25%까지 올려놓은 덕분에 상장 이후에도 안정적인 오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든든한 방어벽이 마련됐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나스닥 시장에서 수십 조에서 수십 조 원에 달하는 압도적인 몸값(기업가치)을 인정받기 위한 핵심 조건은 ‘상용화’라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미국 전기차 전용 신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조기 투입해 실전 검증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현대차 공장에 피지컬 로봇이 실전 배치되는 순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솟구칠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이 올해 초 신년회에서 “피지컬 AI로 중심이 이동할수록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제조 공정 데이터 가치는 희소성을 더할 것”이라면서 “이는 빅테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무기”라고 밝힌 바 있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이번 1200억 원의 추가 투자는 풋옵션 리스크를 해소하는 동시에, 빅테크 동맹 체결, 현대차 공장 실전 배치를 통한 가치 극대화, 그리고 2027년 나스닥 화려한 데뷔로 이어지는 정의선 회장의 ‘AI·로보틱스 대전략’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