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성패, 과제 정의에 달려…KPI는 도입 아닌 매출·ROI로"
||2026.07.16
||2026.07.16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기업 인공지능 전환(AX) 성패는 AI 도입보다 '과제 정의'에 달렸다. AX를 통해 해결하려는 과제를 분명히 정의하고 이를 매출, 투자수익률(ROI) 등 성과 지표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민 언바운드랩데브 대표는 16일 서울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코리아 '에이전트포스 디지털 서밋 2026'에서 "과제 정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전문가를 투입해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미국과 한국의 비상장 기술기업에 투자해온 벤처캐피털 투자자다. 이날 발표에서 법률 AI 기업 하비를 비롯해 앤트로픽, 스페이스X, 비바리퍼블리카, 크래프톤 등을 주요 투자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기존 업무 시간을 줄이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문서 작성이나 정보 검색 시간을 단축하는 수준을 넘어, 매출과 수익성, 고객 유지율 등 상위 사업 성과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과제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이를 현재 부서 KPI보다 한 단계 높은 '레벨플러스원(Level+1)' KPI라고 표현했다. AI 기능이나 도입률을 성과로 삼기보다, 해당 기술이 실제 사업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국내 편의점 2개사의 1+1 발주 AI를 사례로 들었다. A기업은 유통기한과 재고를 바탕으로 폐기율 감소를 KPI로 삼았다. B기업은 날씨·상권·시간대 등을 반영해 점주 수익 증대를 KPI로 삼았다.
조 대표 발표 기준, B기업이 서울 강남권 일부 매장에서 해당 AI를 실증한 결과 폐기량이 늘었지만 점주 월 수익은 10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증가했다. AI 목표를 재고 효율화가 아니라 점포 수익 증대로 설정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법률 AI 기업 하비도 사업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한 사례로 제시됐다. 하비는 미국 변호사들이 사용하는 버티컬 AI 서비스다. 법률 조사와 문서 검토·작성 등 변호사 업무 전반을 지원한다.
조 대표는 범용 모델을 일부 업무에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산업별 업무 구조와 전문 지식에 맞게 설계해야 현업 의사결정과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별 데이터와 업무 맥락을 반영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AI 산업이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범용 모델을 공급하는 하이퍼스케일러, 산업별 업무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범용 모델 도입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축적한 소프트웨어 기업 및 현업 전문가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범용 모델을 개별 기업의 업무와 성과로 연결하는 마지막 적용 과정을 '라스트마일 솔루션'이라고 표현했다.
◆범용 AI 도입만으로 현업 정착 어려워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범용 AI 도구를 도입하고도 현업 활용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가 소개됐다.
조 대표 발표 기준, 국내 한 증권사가 코파일럿을 전사에 도입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이용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어떤 업무와 의사결정을 개선할 것인지 정하지 않은 채 범용 도구부터 배포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는 "AI에 대한 초기 관심이 실제 활용으로 이어지려면 어떤 업무를 맡길지 먼저 정해야 한다"며 산업과 업무를 이해하는 전문 파트너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평호 세일즈포스코리아 인더스트리 어드바이저도 AI 전략이 불분명하면 프로젝트가 개념검증(PoC) 단계에서 중단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AI가 어떤 업무를 맡고 직원 생산성을 얼마나 높일지, 기업 수익에 얼마나 기여할지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며 "기업에 필요한 AI 에이전트와 각각이 창출할 ROI를 정량적으로 측정해야 현업과 경영진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AX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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