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대 메가’ 피지컬AI R&D에 무빙타깃 적용

디지털투데이|손슬기 기자|2026.07.10

10일 '전북·경남 피지컬AI 연구개발사업 설명회'에서 이준우 NIPA PM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10일 '전북·경남 피지컬AI 연구개발사업 설명회'에서 이준우 NIPA PM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정부가 1조4000억원 규모 피지컬AI 연구개발(R&D) 사업에 기술 변화에 따라 연구 방향과 수행체계를 바꿀 수 있는 '무빙타깃' 방식을 적용한다. 공모 단계부터 기술 변화를 어떻게 감지하고, 필요할 경우 수행계획·참여기관·예산을 어떻게 조정할지 제안받겠다는 취지다.

이준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피지컬AI 사업 책임자(PM)는 10일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전북·경남 피지컬AI 연구개발사업 설명회'에서 "피지컬AI라는 키워드가 등장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과제 기간은 4년5개월"이라며 "2년 뒤에도 현재 기술이 주류일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북·경남 피지컬AI 연구개발사업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된다. 전북 사업은 국비 약 5150억원과 지방비 약 861억원, 민간 부담을 합쳐 총 7300억원 규모다. 경남 사업은 국비 약 4058억원을 포함해 총 6700억원 규모로 기획됐다.

두 사업 최종 목표는 공장 전체가 AI로 운영되는 한국형 자율공장 레퍼런스를 만드는 것이다. 현장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물리지능행동모델(PI-LAM), 디지털트윈, 소프트웨어정의공장·운영제어시스템(SDF-OCS)을 연결해 설비·공정·물류·품질을 통합 운영한다. 이를 국내외 공장에 적용 가능한 'K-AI 공장' 패키지로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사업은 총 35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경남 사업은 제조공정 데이터 수집·실증과 데이터 파이프라인, 물리지능행동모델(PI-LAM), 테스트베드·표준화 등을 담당하는 23개 세부과제를 5개 공모 단위로 묶었다. 전북 사업은 공장 운영 플랫폼과 디지털트윈, 기반모델, 물류·보안, 테스트베드·기술확산 등을 담당하는 12개 세부과제를 6개 단위로 나눠 공모한다. 통합형 과제는 총괄·세부과제 참여기관이 하나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원해야 한다.

◆고정된 R&D 계획 탈피…기술 흐름 따라 변경

정부는 이번 공모에서 지원기관에 기술 변화를 감지하고 연구 방향을 조정할 방법까지 제안하도록 했다. 이 PM은 브리핑에서 해당 계획 구체성을 수행기관 선정 평가에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PM은 비전언어행동모델(VLA)에서 월드액션모델(WAM)로 기술 흐름이 바뀌는 상황을 예로 들며 "기술의 방향성이 바뀌었는데 기존 계획을 그대로 수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무빙타깃 설정 방법이 타당하다면 선정 이후 수행계획 변경을 반영하겠다"며 "참여기관과 예산도 유연하게 바꾸겠다"고 했다.

정부 '전북·경남 피지컬AI 연구개발사업'에 무빙타깃 운영 방식이 허용된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정부 '전북·경남 피지컬AI 연구개발사업'에 무빙타깃 운영 방식이 허용된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NIPA는 총괄·세부과제 책임자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기술 변화와 과제 간 연계, 참여기관·예산 변경 필요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보다 공장 운영·데이터에 방점

사업은 피지컬AI 일부 하드웨어나 모델 등 기술이 아닌 통합된 지능화 공장 운영기술 구현을 초점에 둔다.

이 PM은 "휴머노이드와 그리퍼(로봇 집게)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로봇파운데이션모델도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복잡한 공장 환경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SDF-OCS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수집과 이동·관리에도 상당한 예산을 배정했다. 제조현장 데이터를 합성데이터와 결합하고, 엣지와 클라우드 사이에서 이동시키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 장비 노후화와 마모로 데이터가 변하는 현상을 감지해 모델을 다시 학습하는 구조도 포함됐다.

이 PM은 "피지컬AI에서 데이터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실험실 차원을 넘어 대규모 데이터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상당한 비중을 할당했다"고 설명했다.

제조 데이터 신뢰성 확보 및 전주기 통합 운영 플랫폼 기술 개발 개념도. [사진: 과기정통부·NIPA]
제조 데이터 신뢰성 확보 및 전주기 통합 운영 플랫폼 기술 개발 개념도. [사진: 과기정통부·NIPA]

평가에서는 기존 R&D 수행 실적 비중을 낮추고 실증·상용화와 도전성, 지역 정책 부합성을 강화했다. 경남 사업은 총연구개발비 중 민간 부담 40% 이상, 전북 사업은 3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대규모 컨소시엄 구성에 대기업 쏠림 우려도

현장에서는 과제 규모와 통합형 공모 방식 때문에 대기업 중심으로 컨소시엄이 구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경남 사업 제조현장 데이터 수집·실증 분야는 13개 세부과제를 하나의 컨소시엄으로 묶어 지원해야 한다. 여러 기술과 참여기관을 동시에 조율해야 하는 만큼 중소기업이 총괄기관을 맡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설명회 참석 기업 관계자는 "13개 과제를 수행할 컨소시엄을 짧은 공모 기간에 구성하기는 어렵다"며 "총괄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곳은 일부 대기업뿐이어서 몇몇 대기업을 위한 사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IPA 관계자는 "사업의 통합성과 과제 간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묶어 공모했다"며 동일 기업이 여러 과제에 중복 참여하는 데 별도 제한은 없지만, 평가 과정에서 기관별 역할과 참여 적절성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메가존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LG전자, LG CNS, 인핸스, 라온시큐어, 페르소나에이아이, KT, 리얼월드, 플리토, 에임인텔리전스 등이 참석했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피지컬AI 전반, 특히 모델과 인프라에서 사업 참여 의사가 있다"며 "좋은 기업과 컨소시엄 참여를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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