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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안 산다"…수백 대 몰아본 대리기사가 꼽은 전기차의 약점

남자들의 자동차 이야기|남자들의 자동차 이야기|2026.07.09

8년 차 대리기사가 전기차 콜을 거절하는 이유

밤늦게 술자리를 마치고 대리운전을 부르면, 요즘은 전기차가 배차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생긴다. 그런데 정작 매일 다양한 브랜드의 차를 운전하는 대리기사들 사이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평가가 그리 후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8년째 부업으로 대리운전을 이어온 한 기사는 웬만한 신차와 전기차를 모델별로 수없이 몰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아직은 전기차 구매를 권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매일 남의 차를 운전하며 쌓은 그의 현장 경험담을 들여다봤다.

국산 전기차, ICC 결함에 잦은 소프트웨어 버그까지

이 기사가 가장 먼저 지적한 건 국산 브랜드 전기차들의 완성도 문제다. 특히 크루즈 컨트롤 관련 결함으로 주행 중 차량이 갑자기 멈추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소프트웨어 버그 역시 적지 않게 발견된다고 한다. 대리운전은 짧게는 십여 분, 길게는 한 시간 넘게 낯선 차를 몰아야 하는 일인데, 이런 결함들이 반복되면 손님을 태운 상태에서도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특정 개인의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인 만큼 모든 개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신차 초기 물량에서 이런 소프트웨어 이슈가 종종 보고되는 건 국산 전기차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업데이트를 통한 개선 여부가 주목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프트웨어는 최고인데, 승차감은 "벽돌" 수준?

전기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바로 테슬라다. 소프트웨어 완성도만큼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이 기사는 승차감 측면에서는 다소 박한 점수를 줬다. 노면 충격을 걸러내지 못하고 그대로 전달하는 듯한 딱딱한 승차감 때문에, 잠깐만 운전해봐도 차체 조립이나 하체 세팅 완성도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완성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승차감은 서스펜션 세팅, 타이어 사양, 차체 강성 등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는 쉽게 개선되지 않는 영역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기본기는 탄탄한 독일 브랜드, 그런데 배터리 부품이 발목

반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후한 평가를 내렸다. 오랜 기간 내연기관 차량을 만들어온 노하우 덕분인지, 차체 강성이나 주행 안정성 같은 기본기 자체는 탄탄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도 아쉬운 지점은 있었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세부 부품 상당수가 중국 업체 제품인 경우가 많아, 개인적으로는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려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는 비단 이 브랜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자체가 특정 국가에 집중되어 있는 구조인 만큼, 브랜드를 막론하고 배터리 부품 조달 과정에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완성차 브랜드와 배터리 공급사가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막연한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짚어볼 만하다.

"돈 더 준다 해도"…전기차 콜은 정중히 거절

결국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이 기사는 손님이 웃돈을 얹어준다고 해도 전기차 콜을 받지 않는 쪽으로 원칙을 정했다고 밝혔다. 매일 낯선 차를 몰아야 하는 대리운전이라는 직업 특성상, 예상치 못한 결함으로 인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전기차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기보다, 아직 현재 시점의 완성도가 매일 다른 차를 몰아야 하는 대리기사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현실적인 판단에 가깝다. 실제로 전기차 시장은 매년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기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이런 평가가 몇 년 뒤에는 또 달라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매일 남의 차를 모는 사람들의 시선이 알려주는 것

대리기사만큼 다양한 차량을 실사용 조건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직업도 드물다. 시승 몇 분으로는 알 수 없는 디테일들이, 매일 낯선 차를 몰아야 하는 이들의 눈에는 더 선명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신차를 고민 중인 40~50대 운전자라면, 이런 현장 목소리를 하나의 참고 자료로 삼아볼 만하다.

물론 전기차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브랜드마다 완성도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다만 지금 당장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화려한 제원표보다 실제 주행 완성도와 소프트웨어 안정성을 꼼꼼히 따져보는 신중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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