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영유아 수족구병 주의보… “못 먹고 소변 줄면 탈수 의심해야”

IT조선|김동명 기자|2026.07.04

여름철 영유아를 중심으로 수족구병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부분 자연 회복되는 감염병이지만, 아이가 입안 통증으로 물이나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소변량이 줄어드는 경우 탈수로 이어질 수 있어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의 한 소아과에서 어린이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 뉴스1
서울의 한 소아과에서 어린이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 뉴스1

4일 의료계 소식을 종합하면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enterovirus)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 질환으로, 이름처럼 손과 발, 입에 물집이나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5세 이하 영유아에게 많이 발생하며, 여름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소아 감염병으로 꼽힌다.

수족구병은 환자의 침, 콧물, 가래 등 비말이나 대변, 수포 진물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오염된 물 섭취나 수영장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처럼 영유아와 어린이가 밀집한 공간에서 쉽게 유행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유행 시기가 길어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2025년에는 여름뿐 아니라 초겨울까지도 환자가 꾸준히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여름철에만 주의하면 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증상 변화와 단체생활 환경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족구병의 대표 증상은 고열, 입안 수포와 궤양, 손바닥과 발바닥 발진이다. 초기 24~48시간 동안은 발열만 나타나다가 이후 입안과 피부 병변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입안 병변은 처음에는 발진으로 시작해 수포로 변하고, 이후 궤양을 형성하며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피부 병변은 손, 발뿐 아니라 손목, 발목, 엉덩이, 사타구니 등에 붉은 반점으로 시작해 수포나 농포로 진행할 수 있다.

박환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기에는 입안 수포만 있거나 손발 발진만 먼저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1~2일 사이에 대부분 입안 병변과 손발 발진이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을 두고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감기나 구내염, 헤르페스 잇몸입안염 등과의 구분도 필요하다. 일반 감기는 발진이 없거나 몸통 발진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지만 입안 수포는 흔하지 않다. 구내염은 입안 수포성 궤양이 수족구병과 비슷할 수 있으나 손발 발진은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손발 발진 없이 입술 주변에 수포가 생기고 잇몸이 붓는다면 헤르페스 잇몸입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수족구병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수일 내 호전된다. 치료는 해열제나 진통제 사용, 충분한 수분 섭취, 통증 조절 등 보존적 치료가 중심이다. 다만 영유아는 입안 통증 때문에 물, 분유, 이유식 섭취가 줄어 탈수나 저혈당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소변량이 줄거나 입술이 바싹 마르는 경우, 아이가 평소보다 활발하지 못하고 계속 누워 있으려 하거나 축 처져 보이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열이 지속되거나 반복 구토, 심한 두통, 경련, 의식 저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드물지만 장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심각한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뇌간 뇌척수염,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심근염, 심장막염, 쇼크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경증으로 지나가지만, 증상이 악화되는 징후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수족구병은 한 번 걸렸다고 다시 걸리지 않는 질환도 아니다. 원인 장바이러스에는 여러 혈청형이 있으며, 콕사키바이러스 A16, 엔테로바이러스 A71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한 차례 감염된 뒤에도 다른 혈청형에 의해 재감염될 수 있다.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위생 관리다. 현재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수족구병 예방접종은 없다. 손 씻기, 장난감과 생활용품 소독, 기저귀 교체 후 손위생, 환자와의 밀접 접촉 줄이기 등이 현실적인 예방법이다.

격리도 중요하다. 수족구병은 발열이 호전되고 수포가 모두 마를 때까지 등원이나 등교를 피하는 것이 권고된다. 다만 증상이 나아진 뒤에도 원인 바이러스가 대변을 통해 1~2개월 이상 배출될 수 있어, 최근 수족구병을 앓은 아이는 단체 물놀이나 밀집 활동을 자제하고 손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박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지만, 입안 통증 때문에 아이가 먹지 못하면서 탈수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소변량이 줄거나 아이가 축 처지고 입술이 마르는 등 탈수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서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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