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양산…비야디 공세에 맞불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서 생산 올해 2.7만대…내년엔 4만대로 신차 부재로 1~5월 판매량 줄어 삼성SDI ‘배터리 동맹’ 시험대 아이오닉 3 외관. 사진 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오는 8월 유럽 시장용 소형 해치백 ‘아이오닉 3’를 본격적으로 양산한다. 현대차(005380)는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의 거센 공세로 유럽 시장 점유율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오닉 3를 기점으로 반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아이오닉 3는 올해 배터리 출하량이 30% 넘게 감소한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만큼 삼성에게도 반등의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0415A11 현대차·기아 유럽 판매량 추이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8월부터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에서 아이오닉 3를 생산한다. 올해 2만 7000대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4만 대 이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시장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3는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한 디자인으로 간결하면서도 정교한 외관을 구성했다. 가격은 2만 5000~3만 5000유로 사이에서 책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 트림인 롱레인지 모델에는 삼성SDI의 고성능 삼원계(NCA) 배터리가 사용된다. 1회 충전 시 최대 496㎞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유럽 전기차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즈미트 공장 내에 5500만 유로(약 960억 원) 규모의 배터리 시스템 조립 공장을 신설한다. 현대모비스가 배터리 셀 결합과 패키징 공정 진행을 담당한다.
아이오닉 3는 현대차와 삼성이 맺은 배터리 동맹의 결실이다. 앞서 두 그룹은 2023년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고,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서 유럽향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각형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했다. 아이오닉 3는 삼성SDI가 현대차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첫 사례다.
현대차는 삼성과의 배터리 동맹을 통해 뒤처지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5월 유럽에서 3만 7062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8%나 줄어든 수치다. 올해 1~5월 누적으로는 지난해보다 10.1% 줄어든 19만 730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기차 라인업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다. 현재 현대차는 유럽에서 캐스퍼·코나EV와 아이오닉 5·6·9를 판매하고 있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은 3만 2285대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지만, 전체 판매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3%로 미미한 상태다.
반면 쏘울·니로EV와 EV2~6, EV9·PV5를 통해 포괄적인 라인업을 갖춘 기아는 5월 판매량이 4만 9382대로 14.9%나 늘었다. 1~5월 누적으로는 23반 7656대를 팔아 5.1%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전기차 판매량은 7만 1075대로 58.4%의 고성장을 나타내, 전체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29.9%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3를 앞세워 전체 판매 대수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기아의 전기차 판매 호조에 합세해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인 중국 전기차 업체와 정면 대결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BYD는 1~5월 유럽에서 13만 5307대를 팔았는데, 이는 지난해(5만 5183대)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체리자동차는 같은 기간 12만 5207대를 팔아 31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이오닉 3 양산은 삼성SDI의 수익성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아이오닉 3에는 61킬로와트시(㎾h)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현대차가 내년까지 생산을 계획 중인 6만 7000대에 탑재되는 총 배터리 용량은 4087MWh(메가와트시)로, 공급 규모는 약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는 이미 5월부터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에 아이오닉 3에 탑재될 NCA 배터리를 납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SDI는 올해 1~5월 배터리 출하량이 지난해 동기 12.5기가와트시(GWh)에서 8.6GWh로 31.2%나 줄어든 만큼 아이오닉 3의 흥행이 절실한 상태다. 올 들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저가형 전기차가 트렌드가 되면서 삼성SDI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고급 브랜드의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인 BMW는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점유율이 지난해 7.0%에서 올해 1~5월 5.8%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