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망친다고 ‘공복 커피’ 피했는데…진짜 간 망치는 습관은 따로 있었다

전자신문|이상목|2026.06.27

속쓰림·위산 역류는 주의 필요…야식·단음식·음주 등이 안좋은 영향 끼쳐

사진=제미나이
사진=제미나이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간이 손상된다는 주장부터 '간은 밤에만 해독한다'는 이야기까지 온라인에는 간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속설이 퍼져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과장된 내용으로,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복 커피가 간을 해친다는 주장과 달리 이를 뒷받침하는 의학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담즙이 간에서 생성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커피 섭취가 간 손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커피 섭취가 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유럽간학회(EASL)와 유럽당뇨병학회(EASD), 유럽비만학회(EASO)가 2024년 공동 발표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진료지침에는 커피 섭취가 간 손상 위험 감소 및 임상 결과 개선과 연관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공복 커피는 간보다 위와 식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속쓰림이나 위산 역류가 반복된다면 식후로 옮기거나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블랙커피 자체보다 설탕, 시럽, 휘핑크림 등이 들어간 고당·고열량 음료가 지방간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간은 밤에만 해독한다'는 주장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간은 영양소 대사, 약물 분해, 담즙 생성 등을 하루 종일 수행하는 기관이다.

야식이 간 건강에 영향을 주는 이유도 해독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늦은 시간 과식과 과도한 열량 섭취 때문이다. 지방과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반복적으로 먹으면 체지방과 간 지방이 증가할 수 있다.

2025년 성인 3만2030명을 분석한 관찰연구에서도 늦은 밤 간식 습관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

탄산음료와 가당 커피, 과일맛 음료도 주의가 필요하다. 과당은 주로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과잉 섭취 시 지방 합성과 중성지방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 진료지침 역시 당류와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과 가당 음료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약물 복용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감기약과 두통약 등에 함께 포함돼 있어 중복 복용 위험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루 총량을 4000㎎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하면 간 손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만 이 수치는 최대 허용 기준일 뿐이며, 간질환이나 음주 습관이 있는 경우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반면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은 간보다 위장관과 신장에 더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은 간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며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생성해 간세포 손상과 염증을 유발한다. 음주가 지속되면 지방간에서 간염, 간경변으로 진행될 위험이 커진다.

결국 간 건강을 위해 중요한 것은 특정 음식이나 습관 하나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습관 관리다. 야식, 당 음료, 약물 중복 복용, 음주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간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이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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