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2일 기아를 시작으로 계열사 이사회를 순차적으로 열고,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 확보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를 인수하는 것이다. 시장에선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공개(IPO)를 위한 수순으로 분석한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관련 상황을 사내외 이사들에게 보고하고 소프트뱅크의 지분(약 10%) 인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달 안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같은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임시 이사회에서는 향후 지분 인수 시 필요한 자금 확보 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전문 법인 HMG글로벌이 약 56%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3%, 현대글로비스가 11%를 가지고 있다. HMG글로벌은 현대차(49.5%), 기아(30.5%), 현대모비스(20%)가 지분을 소유한 회사다. 사실상 그룹의 핵심 계열사와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90%를 갖고 있는 셈이다. 소프트뱅크의 지분 10%만 취득하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이 100% 보유한 완전자회사로 편입된다.
소프트뱅크는 2021년 6월 21일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취득하면서 5년 후 지정된 가격에 현대차그룹에 주식을 팔 수 있는 매도청구권(풋옵션)을 설정했다. HMG글로벌과 현대글로비스도 해당 주식에 대한 매수청구권(콜옵션)을 지난해 8월 새로 설정해 놓았다. 만약 소프트뱅크가 보스턴다이내믹스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해도 7월 21일부터는 현대차그룹이 강제로 이를 사들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콜옵션을 설정해놓은 배경을 두고 시장에서는 기업공개(IPO) 과정을 그룹 차원에서 매끄럽게 진행하고 상장 후 지분 인수로 들일 추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한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는 약 30조 원으로 평가되지만 상장 이후에는 100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만큼 주가도 크게 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도 현재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건립하기 위해 약 5000억 달러(약 769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을 넘겨 자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임시 이사회에서 자금 확보 방안을 논의한 후 이에 대한 집행을 7월 하순 2분기(4∼6월) 정기 이사회에서 결의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