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드림카’ 지바겐이 전기차로, G턴보다 놀라웠던 건 [시승기]

쿠키뉴스|김수지 기자|2026.06.21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에디션 원에 적용된 ‘G턴‘. G턴은 차량을 제자리에서 회전시키는 기술이다. 김수지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에디션 원에 적용된 ‘G턴‘. G턴은 차량을 제자리에서 회전시키는 기술이다. 김수지 기자
한 번쯤은 “언젠가 꼭 타보고 싶다”고 말하게 되는 차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지바겐은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대표적인 드림카로 꼽힌다. 각진 차체와 높은 시야, 묵직하게 닫히는 문소리, 그리고 도로 위에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존재감까지. 오랜 시간 선망의 대상이었던 이 차가 이제 전기차로 돌아왔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에디션 원은 G-클래스 최초의 순수 전기차다. 그렇다면 전기차가 된 지바겐은 과연 여전히 ‘지바겐다울까’.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에디션 원을 타고 서울과 강원도 강릉 등을 오가며 약 700km를 주행했다. 정체가 심한 서울 도심부터 고속도로와 강원도 시골길을 지나봤다. 시승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예상 밖으로 편안했던 승차감이었다. 에디션 원은 신차 출시 한정 모델로 국내에는 70대 한정 판매된 차량이다.

거칠 줄 알았던 지바겐, 승차감은 고급 승용차 같았다

‘사우스 씨 블루 마그노’ 외장 컬러가 작용된 G 580. 김수지 기자
‘사우스 씨 블루 마그노’ 외장 컬러가 작용된 G 580. 김수지 기자
시승 전에는 걱정이 앞섰다. 지바겐은 각이 졌고, 높은 차체를 갖고 있다. 또 강한 오프로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차다. 전기차 특유의 묵직한 배터리 무게까지 더해지면 승차감이 더 투박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실제 주행감은 예상과 달랐다. 노면 충격을 거칠게 튕겨내기보다 묵직하게 눌러 받는 느낌이 강했다. 차체가 크고 높은 만큼 움직임이 가볍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불편하다고 느낄 점도 없었다.

오히려 장거리 주행에서는 고급 승용차에 가까운 감각을 느꼈다. 엔진음이 사라진 덕분에 실내는 조용했고, 전기모터가 만들어내는 가속은 부드러웠다. 속도를 높일 때도 과장된 소리나 진동 없이 차가 조용히 밀고 나갔다. ‘지바겐은 멋있지만 불편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G 580 스티어링 휠. 김수지 기자
G 580 스티어링 휠. 김수지 기자
물론 지바겐 특유의 존재감은 그대로였다. 높은 시야는 운전의 재미를 더해줬고, 네모난 차체는 주차장과 도로 위 어디서든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을 열고 닫을 때의 묵직한 감각도 여전했다. 전기차가 됐다고 해서 지바겐의 상징적인 요소들이 희석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다만 그 상징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이전의 거친 이미지 위에 정숙함과 부드러움이 더해진 느낌이었다.

신기했던 G턴, 실제 활용성엔 물음표

가장 신기한 기능은 단연 G턴이었다. G턴은 개별 제어 전기 모터를 활용해 차량을 제자리에서 회전시키는 기능이다. 단단하지 않거나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 두 번 회전할 수 있어 차량의 본래 목적에 맞게 오프로드 구간에서 도움된다. 실제로 거대한 지바겐이 한 자리에서 방향을 바꾸는 모습은 꽤 낯설고 강렬했다.

2열에서 본 1열 동승자석 모습. 오프로드 차량에 맞게 손잡이 등이 잘 구비되어 있다. 김수지 기자
2열에서 본 1열 동승자석 모습. 오프로드 차량에 맞게 손잡이 등이 잘 구비되어 있다. 김수지 기자
다만 G턴은 신기한 만큼 의문도 남겼다. 기능을 작동시키기 위한 조건이 적지 않아서다. 실제 오프로드 상황은 도로 상태와 공간, 경사 등이 모두 변수로 작용한다. 그러나 G턴은 평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등 조건이 붙는다. 막다른 길이나 좁은 험로에서 방향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일반 운전자에게는 일상적으로 쓰는 기능이라기보다 전기 지바겐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에 가까워 보였다.

차량 후면에는 충전 케이블이 탑재된 디자인 박스가 부착되어 있다. 김수지 기자
차량 후면에는 충전 케이블이 탑재된 디자인 박스가 부착되어 있다. 김수지 기자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에디션 원은 지바겐의 성격을 완전히 바꾼 차라기보다, 지바겐이라는 상징을 전기차 시대에 맞게 다시 다듬은 차에 가까웠다. 엔진음은 사라졌지만 존재감은 남았고, 투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주행감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G턴은 이 차의 쇼맨십을 보여줬고, 네 개의 전기모터는 전동화된 오프로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의 2026년식 일반 모델 가격은 2억1470만원이다. 시승 차량인 2025년식 에디션 원 모델은 2억4260만원이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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