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대란 계속되는데...中전기차 업계선 “AI칩 과잉” 경고

서울경제|베이징=정다은 특파원|2026.06.18

자체 개발 경쟁…수익 악화 부담
주장밍(왼쪽 두번째) 리프모터 창업자 겸 회장이 17일 열린 자사 신차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바이두 캡처
주장밍(왼쪽 두번째) 리프모터 창업자 겸 회장이 17일 열린 자사 신차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바이두 캡처
중국 전기차 업계가 앞다퉈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뛰어드는 가운데 업계 내부에서 출혈경쟁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8일 제일재경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3대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리프모터의 창업자 겸 회장 주장밍은 전날 신차 발표회에서 “차량용 AI 칩 시장에는 퀄컴·엔비디아 등 해외 업체와 화웨이·니오·샤오펑 등 중국 업체까지 이미 14개사가 진출해 있지만 전체 연간 수요는 1000만~2000만 개에 불과하다”며 “시장이 과잉 상태”라고 비판했다.

주 회장의 발언이 주목받는 것은 그가 업계에서 반도체 전문가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는 리프모터 창업 전 보안 장비 회사 다화테크놀로지를 공동 창업해 35종 이상의 반도체 개발을 이끌었으며 리프모터에서도 현지 업계 최초의 독자 AI 자율주행 칩 ‘링신 01’을 개발했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다는 판단하에 최근 신차 라인업에는 일제히 퀄컴 등 외부 칩을 탑재했다.

반면 타 업체들은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오는 5㎚(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선지 NX9031’을 양산차에 탑재했고 샤오펑은 ‘튜링’ AI 칩을 로보택시와 피지컬 AI 전략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비야디도 4나노급 자율주행 칩 ‘쉬안지 A3’를 공개했다.

전기차 업체들이 자체 칩 개발을 멈추지 않는 것은 경쟁의 축이 배터리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으로 옮겨가면서 자체 칩이 핵심 무기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전기차 업계는 이미 ‘네이쥐안(內卷·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에 빠진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1649만 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업체 간 가격경쟁으로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역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쏟아야 하는 분야다. 중국 차량용 반도체 기업 세미드라이브의 천슈제 부사장은 “대형 자동차용 시스템온칩(SoC) 하나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10억 위안에 달할 수 있고 수익을 내려면 출하량이 수천만 개에 이르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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