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금이 ‘K-AI 로드’ 닦을 기회다
||2026.06.18
||2026.06.18
미국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서울사무소를 공식 개소하고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오픈AI에 이어 앤트로픽까지 한국을 잇따라 글로벌 AI확장 거점으로 삼은 것은 우리 AI 시장의 성숙도와 잠재력을 방증한다.
실제 한국의 '클로드' 사용량은 당초 기대치의 3.5배를 웃돌고 있으며 오픈AI 역시 한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유료 이용자 기반을 갖춘 전략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초거대 AI 기업이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오면서 우리나라 AI 시장 경쟁 판은 한층 깊고 넓어졌다. 그러나 이들의 화려한 구애에 일방적으로 현혹되거나, '록인(Lock-in) 전략'에 무비판적으로 말려들 이유는 전혀 없다.
최근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 최첨단 AI 모델인 '미토스(Mythos)'와 '페이블(Fable)'에 대해 수출 통제 결정을 내린 사례에서 보듯, 해외 기술에만 의존하는 AI 생태계는 언제든 국가 안보와 기술 종속이라는 치명적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글로벌 AI 기업이 한국을 찾는 진짜 이유는 우리의 독보적인 '전방위 산업 인프라'에 있다는 사실이다. AI 고도화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 제조 능력과 이를 뒷받침할 초고속 네트워킹, 그리고 AI를 실제로 접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스마트 제조 기반을 모두 갖춘 나라는 우리나라 이외엔 찾기 힘들다.
명성과 자본을 앞세운 AI 메이저 기업이 탐내는 이 강력한 내재화 구조야말로 우리가 쥐고 있는 최고의 무기이자 협상의 지렛대다.
지금이야말로 단순한 기술 소비처를 넘어 우리만의 길, 즉 'K-AI 로드'를 개척하고 넓혀가야 할 때다.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은 국산 AI 반도체와 토종 AI 모델을 연계한 'AI 풀스택' 경쟁력을 더 고도화하고, 제조·통신 등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sLLM)과 기업용(B2B) 솔루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나아가 정부는 미국 주도의 보안 협의체나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도 철저히 국익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 글로벌 협력은 실리적으로 추진하되, 원천 기술과 데이터 주권을 빼앗기지 않는 방화벽을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
AI 기술 자립 없이는 미래 산업의 주도권도 없다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고, 대한민국 AI 생태계의 자생력을 키우는 주체적인 국가 전략을 서둘러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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