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덕에 시간 아꼈다더니…英 직장인 ‘에이전트 관리’ 문제 부각
||2026.06.16
||2026.06.16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영국 직장인들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절감한 시간의 상당 부분이 AI 결과를 점검하고 다시 고치는 데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영국 직장인들은 자동화로 주당 평균 12시간을 아끼면서도, 이 가운데 6.3시간을 이른바 '에이전트 관리'에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I 스타트업 글린(Glean) 조사 결과, 영국 직장인의 10명 중 9명은 현재 업무에 AI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미국의 84%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자신의 직장을 'AI 최적화 환경'이라고 본 응답은 42%에 그쳤다. 현장 활용은 늘었지만, 조직 차원의 운영 체계와 성과 관리까지 AI 중심으로 전환된 곳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개인 단위의 생산성 체감과 조직 성과 인식 사이의 간극도 컸다. 응답자의 78%는 AI가 자신의 생산성을 높여준다고 답했지만, AI가 조직 전체 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고 본 비율은 18%에 머물렀다. 직원 개인의 작업 속도는 빨라졌지만, 기업 전체의 효율 개선으로 연결되는지는 별개라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차이는 AI가 사람의 일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업무의 성격을 감독과 검수 중심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원들은 AI에 작업을 맡기는 시간보다 결과물을 살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다. 전체 관련 업무 시간의 38%는 에이전트 관리에, 36%는 AI에 작업을 맡기는 데 사용됐다.
오류와 재작업 부담도 적지 않았다. AI 사용 세션의 3분의 1 이상은 아예 실패했고, 영국 노동자의 77%는 지난 한 달 동안 AI가 만든 결과물을 수정하거나 다시 작업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 일주일 내 같은 일을 했다는 응답도 26%였다.
기업의 AI 도입 평가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레베카 힌즈 워크 AI 인스티튜트 책임자는 많은 기업이 AI 도입을 실질 성과보다 사용량 중심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많은 계정, 더 많은 프롬프트, 더 많은 사용량만으로 AI 도입을 판단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IT 조직이 AI 투자 대비 수익을 입증하려면 단순한 시간 절감 수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 오류 수정, 프롬프트 조정, 결과 검증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함께 봐야 실제 성과를 파악할 수 있다. 레베카 힌즈는 생산성 향상이 과대평가되고 있을 수 있다고 봤고, 글린은 AI의 실제 영향을 다시 측정해야 어디에서 가장 나은 성과가 나오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과제는 AI 사용 확대 자체보다 운영 품질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 AI 활용률이 높아져도 결과물 검수와 재작업 부담이 줄지 않으면 조직 성과 개선은 제한될 수 있어서다. 결국 AI 도입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사용량에서 결과 정확도와 검증 효율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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