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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단협 흔드는 ‘로봇 통제권’···노사, 미래 주도권 격돌

뉴스프리존|최용구 기자|2026.06.15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미국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미국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올해 현대자동차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결렬되며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 수순에 돌입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임금 인상 갈등을 넘어, 생산 현장의 인공지능(AI)·휴머노이드 로봇 도입과 미래 스마트 팩토리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사 간 총력전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교섭은 정부의 주주 환원(밸류업) 압박과 노동계의 이익 분배 요구가 정면충돌하는 데다, 사상 처음으로 현대차그룹 38개 계열사 노조가 공동 투쟁 연대를 구축하면서 공급망 전반으로 전선이 확대됐다.

급변하는 기술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노동법적 제도 공백 속에서, 원·하청 격차 해소와 신기술 도입 기준 등 복잡한 고차방정식들이 얽혀 있어 갈등의 깊이가 예년과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다.

향후 국면은 여름휴가 전 타결, 단기 진통 후 타결, 휴가 후 타결 등 세 가지 시나리오로 압축된다.

국내 최대 규모인 현대차 노사의 합의안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로봇 도입 가이드라인’이자 새로운 고용 표준이 될 전망이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12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제11차 교섭에서 임금을 포함한 일괄 제시안 조율에 실패하며 최종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찬반투표 수순에 들어갔다.

이번 협상의 최대 격전지는 단순한 기본급 인상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권’과 ‘성과급 분배 기준’이다.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과 아틀라스 로봇 도입 시 노사 합의 명문화를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미래 차 R&D 재원 확보와 주주 보호를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노조는 이날 정부(중앙노동위원회)에 노사 중재를 신청하고 오는 23일 파업 방향을 논의한 뒤, 25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사측이 첫 공식 제안을 내놓을 이달 말쯤이 전체 협상의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내세운 아틀라스 로봇 도입 시 노사 합의 명문화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현장에 배치할 때 반드시 노사의 서면 동의를 거치도록 단체협약에 못 박겠다는 요구다.

이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막고, 향후 인력 재배치와 스마트 팩토리 전환 과정에서 노조가 확실한 휴머노이드 배치권을 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노동 시간 감소를 대비한 ‘생산직 완전 월급제’ 요구도 얹으며 공장 운영 전반의 통제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사측은 신기술 도입과 공장 운영의 주도권을 노조에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무인화와 자동화로 제조 원가를 낮추는 상황에서, 로봇 도입 속도까지 노조의 합의를 거치게 되면 미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노사는 성과급 지급 기준과 로봇 도입 규정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바탕으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회사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라고 요구 중이다.

사측은 배당 확대 등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내세우며 버티는 모양새다.

여기에 하청 노조가 파업했을 때 대기업(원청)도 책임을 지게 하는 노란봉투법 갈등과 법적 공백까지 겹치면서, 부품 공급망 마비를 막아야 하는 사측과 세력을 키우려는 노조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임단협 초기 사측이 구체적인 액수를 담은 일괄 제시안을 선제적으로 내놓지 않는 경향이 있는 데, 이는 노사의 패를 확인하며 협상의 주도권을 조율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적 흐름으로 풀이된다. 

노조가 파업 권한(쟁의권)을 확보하는 시점에 사측이 최종 카드를 꺼내는 것이 노사 양측의 내부 설득과 막판 합의 도출에 유리하다는 업계의 오랜 관례도 작용 중이다. 

노조가 파업 권한을 손에 쥐는 이달 말쯤 사측이 첫 일괄 제시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다음달 말 예정된 여름휴가 전에 극적인 타결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핵심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며칠간의 경고성 부분 파업이 수반되는 단기 진통 시나리오가 예상되며, 더 나아가 협력사 파업 연대로 인해 휴가 이후까지 사태가 장기화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최대 규모인 4만여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현대차 노사의 이번 합의가 대한민국 제조업이 AI 기반의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받아들이는 첫 시험대이자 향후 노동 시장의 새로운 정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로봇업계 한 관계자는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은 노사 합의나 파업으로 멈출 수 있는 흐름이 아니다”라면서 “다만 실제 현장 배치까지는 장기간의 라인 개조와 기술 검증이 필요한 만큼 우선 로봇 투입 가동률을 단계적으로 조율하거나, 공정당 배정 인원을 보장하는 실무적인 가이드라인을 먼저 합의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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