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콘진원, IP자립·AI혁신으로 거듭나야
||2026.06.11
||2026.06.11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장장 20개월에 걸친 수장 공백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콘텐츠 분야 연구원 출신 김윤지 신임 원장을 내정하면서, 마침내 조직 정상화 및 산업적 역할 재가동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내정은 지난 1차 공모 때 일어난 후보 전원 부적격이라는 난항 끝에 이뤄진 만큼, 새 수장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의 잣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음을 방증한다. 관료적 행정 안정을 넘어 이제는 철저한 산업 전문가 시각에서 콘텐츠산업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정부가 'K콘텐츠 주도 문화수출 50조원'을 국정 목표로 제시한 상황에서 콘진원의 어깨는 그 어느 정부 때 보다 무겁다. 올해 예산이 7051억원으로 증액됐으며 수출 관련 예산도 크게 늘려 잡았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 뒤에 가려진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더 급한 과제다.
K드라마와 K팝이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정작 막대한 수익은 글로벌 플랫폼이 독식하는 구조다.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우리 기업 협상력을 높이려면 '지식재산(IP) 창출과 자립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값진 토종 IP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입체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는 정책 재편 역시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콘진원은 수장 공백 시간을 메우기 위해 AI 전환 가속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제작 지원이나 인력 양성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산업 현장에서 갈구하는 AI 학습데이터 활용 기준 마련, 저작권 보호, 창작자 권익 보장 등 근본적인 제도·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기술 도입과 산업 육성의 조화로운 설계를 통해 AI를 K-콘텐츠의 새로운 엔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콘텐츠 관련 정책 사령탑인 문체부 장관과 콘진원장의 호흡도 기대한다. 주무부처 장관이 미디어·산업계에서 두루 축적한 현실감과 김 원장의 학술적이고 체계적인 이론이 더해진다면 가장 힘 있는 K콘텐츠 전략이 발휘될 것이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고 있다. 새 원장의 학술적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조직의 혁신을 이끌고 산적한 시장의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콘진원이 단순한 지원 기관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 콘텐츠 산업의 영토를 넓히는 K문화개척자로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