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납품단가 인상 요청에...SK하이닉스, 검토 착수
||2026.06.10
||2026.06.10

SK하이닉스가 협력사의 납품단가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특수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내면서 협력사들이 단가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이 협력사로 이어지는 이른바 '낙수효과' 기대감이 커진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SK하이닉스 일부 장비 협력사(1차 벤더)들은 3~4%의 납품단가 인상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SK하이닉스는 단가 조정 검토 자료(가격 인상 근거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가 변동 폭이 큰 소재나 부품은 간혹 단가 인상 협상이 벌어지지만, 장비사까지 가격 인상을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소재업체는 원재료(화학물질, 가스, 웨이퍼, 구리 등) 비용이 납품단가의 큰 비중(30~70%)을 차지하고, 국제 원자제 가격 변동을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추적 가능해 연동제 적용이 용이한 편이다.
반면 장비사는 단가 대부분이 고정비와 개발비, 기술력 중심이라 '원재료가 인상됐으니 단가를 올려달라'는 식의 단순 연동 적용이 어렵다. 오히려 최초 공급 시 가격이 가장 높고, 추가 도입을 논의할 때마다 10%가량 공급가를 깎는 것이 통상적이다.
1차 벤더 장비사 A사의 경우 최근 SK하이닉스에 전년 대비 높은 가격으로 장비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5년여 동안 납품가 인상이 없었지만 올해 협상은 수월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호황은 메모리 쇼티지(부족)로 인한 공급 단가 인상이 주요 요인으로, 일부 신규 투자를 제외하면 소부장 협력사들은 단가 변동이 없어 되레 수익성이 나빠진 사례도 있다”며 “또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지속적인 고환율 등으로 단가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장비 단가 인상 움직임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 상황에서 핵심 장비 공급사의 납기·대응력이 반도체 생산 계획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52.5조원, 영업이익 37.6조원, 영업이익률 약 72%를 달성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시기적 비수기인 1분기 대비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60조~64조원 수준으로 증가, 큰 폭의 성장이 전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원자재 수급 부담이 커지면서 협력사의 단가 인상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 수급 안정성 등 객관적인 구매 원칙에 따라 단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에 '상생협력' 압박이 제기되는 등 최근 동향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정부는 호남 지역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형두 기자 , 박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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