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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할인 가격이라더니"…브로드컴 671조 증발에 엔비디아도 ‘술렁’

디지털투데이|유승아 인턴기자|2026.06.10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주 전반으로 고평가·거품 우려가 번지고 있다. [사진: Reve AI]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주 전반으로 고평가·거품 우려가 번지고 있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유승아 인턴기자] 브로드컴의 시가총액이 며칠 사이 4400억달러(약 671조원) 이상 줄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주 전반의 고평가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간) IT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2026회계연도 2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 AI 칩 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의 3배로 키웠다. 하지만 이후 성장 경로에 대한 시장 기대를 채우지 못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됐다.

브로드컴의 기업가치는 2일 2조2800억달러(약 3500조원) 수준에서 최근 1조8800억달러(약 2900조원)로 내려갔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14.09%로 여전히 플러스지만, 단기간 낙폭은 시장 불안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실적 자체보다 올해 하반기 성장세를 어떻게 이어갈지를 두고 더 구체적인 설명을 원했다.

이번 조정은 브로드컴 한 곳에 그치지 않았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비중이 큰 종목들이 함께 매도 압력을 받았고, 엔비디아도 약 6%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5조500억달러(약 7700조원) 수준의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지만, 브로드컴 급락이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다시 드러내면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시장은 여전히 엔비디아의 AI 칩 수요가 이어지고 경쟁사 대비 기술 우위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단순한 칩 성능 경쟁보다 토큰당 효율과 전력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성능뿐 아니라 효율이 핵심 평가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 역시 급격한 조정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이미 드러났다. 중국 연구진이 딥시크를 내놓고, 증류 모델이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를 기존 예상의 일부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서사가 퍼졌을 때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17~18% 급락했다. 당시 시가총액 약 6000억달러(약 915조원)가 증발했다. 엔비디아는 이후 딥시크의 독창성은 높게 평가하면서도 자사 칩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유지되거나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컴 사례는 AI 기업들이 내놓는 전망치와 시장 기대 사이의 간극도 드러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제시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강한 미래 가이던스를 요구하고, 그 탓에 호실적조차 주가를 방어하지 못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AI 기업들이 약속할 수 있는 수준보다 시장의 요구가 더 커졌다고 짚었다.

이런 흐름 속에 시장은 앤트로픽과 오픈AI의 대형 기업공개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두 기업 모두 1조달러 미만의 가치가 거론되는 만큼 AI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더 민감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다음 대형 승자를 좇으면서 자금 이동이 빨라지고, 기대와 실적의 작은 차이도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암호화폐 시가총액 하락이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 참여하려는 자금 이동과 맞물렸다는 분석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스페이스X가 최근 AI 야심을 낮춰 설명했는데도 투자자 자금이 다른 성장 서사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꼽혔다.

다음 분수령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다. 엔비디아는 8월 26일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시장은 AI 칩 수요가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지금의 열기가 한풀 꺾일지 지켜보고 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Ray Dalio)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이 지금 주식시장에 거대한 거품이 끼고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엔비디아 실적은 AI 반도체주 조정이 일시적 흔들림인지 구조적 재평가의 시작인지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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