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차랑 대화하는 시대?” AI 비서 탑재한 ‘신형 국산차’ 전국민을 놀라게했다

테크프레스|이사라 기자|2026.06.08

40년 국민 세단이 스마트카로 진화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는 단순한 세단이 아니다.

1986년 1세대 출시 이후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국내 고급 세단 시장을 대표해온 상징적인 모델이다.

한때는 성공한 사람들의 차였고, 지금은 패밀리카와 비즈니스 세단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국민 플래그십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등장한 더 뉴 그랜저는 기존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성격이 다르다.

외관을 조금 다듬고 편의사양을 추가한 수준이 아니다.

차량 안에서 운전자가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바꿨다.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과 생성형 AI 비서를 탑재하며, 자동차를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지능형 모빌리티 공간으로 확장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강원 춘천까지 왕복 약 120km를 달려보니 변화는 더 분명하게 느껴졌다.

이 차는 더 이상 조용하고 편한 세단에만 머물지 않는다.

운전자와 대화하고, 상황을 이해하고, 이동 시간을 하나의 스마트 경험으로 바꾸려는 차에 가깝다.

말 한마디에 반응하는 글레오 AI

더 뉴 그랜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실내 중앙에 자리한 17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다.

여기에 현대차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 차세대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됐다.

단순히 화면이 커진 것이 아니다.

차량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완전히 늘어났다.

가장 큰 변화는 생성형 AI 비서인 글레오 AI다.

올림픽대로를 달리던 중 “조금 더워”라고 말하자 차량은 단순히 에어컨 온도만 내리지 않았다.

현재 온도를 확인하고, 바람 세기를 높일지, 온도를 낮출지 대안을 제시했다.

기존 음성인식은 정해진 명령어를 말해야만 작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글레오 AI는 운전자의 자연스러운 말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반응을 보여준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마치 조수석에 실제 비서가 앉아 차량 기능을 대신 조작해주는 느낌에 가깝다.

운전 중 버튼을 찾거나 화면을 누를 필요가 줄어드는 점도 안전성과 편의성 모두에서 의미가 있다.

카페 추천까지 해주는 움직이는 스마트폰

글레오 AI의 장점은 단순한 차량 제어에만 그치지 않는다.

온도를 조절한 뒤 “춘천 근처 분위기 좋은 카페 추천해줘”라고 말하자 목적지 주변의 카페 정보를 안내했다.

리뷰가 좋은 장소를 찾아주고, 세부 정보까지 함께 보여준다.

기존 내비게이션 검색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운전자가 메뉴를 여러 번 누르지 않아도 대화하듯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차량이 스마트폰처럼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플레오스 앱마켓을 통해 다양한 서드파티 앱도 설치할 수 있다.

주차 중에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예전 자동차 실내는 음악을 듣고 내비게이션을 보는 정도에 머물렀다.

하지만 더 뉴 그랜저는 차량 안에서도 앱과 콘텐츠, AI 기능을 활용하는 스마트 디바이스에 가까워졌다.

이제 자동차의 경쟁력은 엔진과 승차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경험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편리한지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2.5 가솔린도 충분히 부드럽고 여유롭다

이번 시승 차량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모델이다.

그랜저 같은 준대형 세단에서 2.5 엔진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기대보다 훨씬 세련된 느낌을 줬다.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2000~3500rpm 구간에서 힘이 부드럽게 올라온다.

갑작스럽게 튀어나가기보다는 차분하고 선형적으로 가속한다.

추월 가속도 일상 주행에서는 충분하다.

직분사와 포트분사를 주행 상황에 맞춰 사용하는 듀얼 인젝션 시스템 덕분에 4기통 엔진 특유의 거친 느낌도 줄었다.

회전 질감은 부드럽고,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도 잘 억제됐다.

고성능 세단처럼 날카로운 맛은 아니지만 그랜저라는 차의 성격에는 오히려 잘 맞는다.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이동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가솔린 2.5 모델만으로도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승차감과 정숙성이 확실히 좋아졌다

더 뉴 그랜저에서 AI만큼 인상적인 부분은 주행 안정감이다.

차체 강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곳곳에 들어갔다.

카울 크로스바 두께를 키우고 전륜 스트럿링 강성을 보강해 차체 비틀림을 줄였다.

덕분에 굽이진 국도와 고속도로에서도 차체가 한층 단단하게 느껴진다.

서스펜션 내부 댐퍼에는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가 적용됐다.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을 부드럽게 받아내며 플래그십 세단다운 승차감을 만든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전방 노면 정보를 미리 읽고 댐핑을 조절한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와 함께 작동하는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 기술도 인상적이다.

가속과 감속 때 차체가 앞뒤로 쏠리는 움직임을 줄여 동승자 피로감을 낮춘다.

풍절음과 로드 노이즈도 잘 억제됐다.

고속 주행 중에도 실내가 차분하게 유지돼 장거리 이동에 강한 세단이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가격은 올랐지만 상품성도 확실히 달라졌다

더 뉴 그랜저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가솔린 2.5가 4,185만 원부터 시작한다.

가솔린 3.5는 4,429만 원부터다.

LPG 모델은 4,331만 원부터 시작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4,864만 원부터 시작하며, 세제혜택 적용 전 가격 기준이다.

예전 그랜저를 생각하면 가격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모델은 단순히 크고 편한 세단을 넘어선다.

17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 플레오스 커넥트, 글레오 AI, 향상된 주행 안정감과 정숙성까지 더해졌다.

내연기관 최초로 적용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정차 중 가속 페달을 잘못 밟는 상황을 막아주는 기능으로, 고령 운전자나 초보 운전자에게 특히 의미가 있다.

기억 후진 보조 기능도 새롭게 들어갔다.

차량이 지나온 경로를 기억해 후진할 때 조향을 보조하는 기능이다.

더 뉴 그랜저는 이제 단순한 고급 세단이 아니다.

운전자와 대화하고, 상황을 이해하고, 주행과 안전을 동시에 보조하는 지능형 세단에 가까워졌다.

40년 가까이 이어진 국민 플래그십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시대에 맞춰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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