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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디지털장관 "이대로 가면 AI 식민지…동의 없이 개인정보 수집 검토"

디지털투데이|홍진주 기자|2026.06.08

이번 논의는 개인정보 규제와 AI 산업 육성 사이에서 일본이 어떤 균형점을 택할지 보여준다. [사진: 셔터스톡]
이번 논의는 개인정보 규제와 AI 산업 육성 사이에서 일본이 어떤 균형점을 택할지 보여준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일본 정부가 의료기록과 범죄 이력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인공지능(AI)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히사시 마쓰모토 일본 디지털 장관은 일본이 글로벌 경쟁국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 'AI 식민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쓰모토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AI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며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일본 국민이 AI 개발을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일본이 'AI 식민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미 중의원을 통과했고, 현재 참의원 심사를 앞두고 있다.

쟁점은 AI 학습용 데이터 접근 범위다. 개정안은 의료기록과 범죄 이력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통계 목적의 AI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내용이다. 야당은 이 조치가 개인정보 보호 장치를 약화시키고 데이터 유출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마쓰모토 장관은 개정안이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확대된 데이터 접근은 AI 개발과 관련된 통계적 활용 사례로 제한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규제 손질에 나선 배경에는 미국, 중국과의 투자 격차가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의 자국 내 AI 연구 투자액은 약 3290억달러, 중국은 약 1330억달러였지만 일본은 약 100억달러에 그쳤다. 일본 정부는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보조금 규정을 바꾸고 자금을 지원했으며,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해 왔다.

해외 기업과의 협력도 병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는 미일 안보 동맹 틀 아래 일본과의 협력을 확대했다. 일본 정부는 소프트뱅크, 사쿠라인터넷, 일본 반도체 기업들의 자국 AI 모델과 컴퓨팅 인프라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 오픈AI는 5월 말 일본을 찾아 사이버보안 특화 AI 시스템 'GPT-5.5 사이버'를 정부와 민간 기업에 제안했다. 오픈AI 이사회 멤버이자 전 미국 사이버사령부 수장인 폴 나카소네는 일본 당국과 15개 핵심 분야의 방어 조치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안에서도 완전한 자국산 AI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에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공적 자금을 투입해 일본판 챗GPT를 개발하는 구상을 제시했을 때 여당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 기업을 상대로 경쟁할 자원이 부족하다며 무모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결국 경제산업성은 해당 목표를 접었다.

대신 일본 정부는 올여름 기본 AI 계획을 개정할 예정이다. 초안에는 국가안보와 연결된 AI 주권 조항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당 자민당 디지털사회추진본부 내부에서는 자국 시스템을 처음부터 모두 구축하기보다 공급처를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시오자키 아키히사 사무총장은 지난달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국가, 기업, 제공자 어느 한 곳에도 의존하지 않으면서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쟁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럽연합(EU)도 최근 미국 기술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 클라우드, AI,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는 기술 주권 패키지를 내놨다. 일본의 이번 법안 논의 역시 AI 경쟁력 확보와 개인정보 보호 사이에서 어느 선까지 제도를 바꿀지 가늠하는 시험대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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