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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투증권, 현대차 압박에 송호성 기아 사장 "보스턴다이내믹스 2028년 IPO" 발언 쏙 뺐다

알파경제|김지현|2026.06.06

[알파경제=김지현·김영택 기자]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에 게재됐다 빠진 '송호성 기아 사장의 보스턴다이내믹스 2028년 기업공개(IPO)' 발언은 현대기아차그룹의 강력한 요청과 압박 때문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한투증권 연구원만이 유일하게 참석한 현장에서 나온 주요 정보가 대기업의 입맛에 맞게 무단으로 삭제·수정됐다는 점에서 증권사 리포트의 독립성 훼손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일 알파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 18일자 기업리포트에 송호성 기아 사장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2028년 IPO 적기 발언이 질의응답 내용에 포함됐으나, 현대차그룹의 거센 항의에 보고서 밑단 질의응답 내용이 전부 수정됐다.

​앞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5월 중순 홍콩·싱가포르에서 열린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NDR)에서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 IPO 시기에 대해 “휴머노이드 대량 양산이 시작되는 2028년이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당시 NDR 행사에는 다른 증권사 배석 없이 한국투자증권 소속 애널리스트만이 유일하게 참석해 해당 발언을 직접 청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한투증권은 현장에서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2028년 상장 계획을 담은 리포트를 발간했다.

​하지만, 리포트 내용이 언론을 통해 기사화되면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자, 현대차그룹 측은 한투증권에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대기업의 강력한 압박에 못 이긴 한투증권은 발간된 보고서 등에서 송 사장의 '2028년 상장' 관련 핵심 발언을 쏙 빼버린 채 황급히 수정본을 다시 내고 사태 확산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한 관계자는 “송 사장은 그런 말(2028년 IPO 적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담당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로 옮기는 과정에서 의역한 것으로 보여 수정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애널리스트가 구체적인 상장 연도까지 임의로 해석해 보고서를 썼다는 현대차 측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이사는 "해당 장소에 한투증권 연구원만 유일하게 있었는데, 애널리스트가 본인 마음대로 지어내 소설을 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절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현대차 측은 내용의 오류가 아닌 '발언 주체'에 대한 오해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현대차 측은 "송 사장의 직접적인 발언이라기보다는 회사 전반의 설명에 가까웠는데, 사장의 발언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오해가 생겨 수정된 것"이라며 "사실관계 자체가 바뀌거나 잘못돼서 수정된 것은 아니었다. 오해 소지를 줄이고 발언 주체를 보다 명확하게 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변경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해명에도 불구 전문가들은 송호성 사장 발언 삭제 사태를 두고 심각한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강관우 전 모건스탠리 이사 겸 더프레미아 대표는 "애널리스트의 입을 막아 단기적인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는 있겠지만, 그 대가로 잃는 것은 기업을 향한 시장의 영구적인 신뢰"라면서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한국 자본시장에서도 리서치 독립성이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립적 영역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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