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머노이드 로봇 묘기 영상…전문가들 "절반은 의심해야" 경고
||2026.06.05
||2026.06.05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의 화려한 시연 영상이 잇따라 확산하고 있지만, 이런 장면만으로 실제 업무 수행 능력을 판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IT매체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로봇 업계와 학계 인사들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로봇 영상과 실제 현장 성능 사이에 여전히 큰 간극이 있다고 봤다.
핵심은 한두 번 성공한 시연이 아니라, 로봇이 다양한 환경에서 같은 작업을 안정적으로 반복할 수 있느냐다. 기업들이 곡예 동작이나 집안일 수행 장면을 앞세우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이나 가정에서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재현하는지는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너선 허스트 애질리티 로보틱스 공동창업자이자 오리건주립대 로봇공학 연구자는 사람 형태의 로봇이 과도한 기대를 불러오기 쉽다고 짚었다. 그는 사람이 춤추는 것처럼 보이는 로봇을 보면, 사람들이 그 로봇이 사람처럼 다른 일도 할 수 있다고 자동으로 확장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스타트업은 이런 인식을 자금 조달에 활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서지 레빈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컴퓨터과학자이자 피지컬 인텔리전스 공동창업자도 로봇의 진짜 난제는 '범용성'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이 와인 한 잔을 따를 수 있더라도, 어떤 병이든 어떤 잔이든 어떤 환경에서든 같은 작업을 해낼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한 번의 무대 시연에서 백플립을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로봇 성능 평가는 눈길을 끄는 영상보다 실제 환경에서의 정량적이고 대규모인 검증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레빈은 누군가가 데모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과 로봇의 실제 역량 사이에는 항상 차이가 있다고 했다.
시연 영상을 볼 때는 자율성 여부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퍼듀대 컴퓨터과학 박사과정 연구원이자 미 육군 개발사령부 육군연구소 연구보조원인 디팜 파텔은 많은 시연이 여전히 원격 조작에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논문이나 기업이 완전 자율이라고 명시하지 않았다면 크게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완전 자율이라고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면 매우 큰 의심을 갖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시연 환경이 새롭고 낯선 장소인지, 아니면 이미 학습한 훈련 환경인지도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됐다. 로봇이 처음 마주한 환경에서 과제를 수행했다면 범용 자율성에 대한 설득력이 커지지만, 익숙한 공간에서 반복 수행한 것이라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영상 재생 속도도 변수다. 파텔은 안전 등의 이유로 로봇이 보통 매우 느리게 움직인다고 짚었다. 일부 기업은 시연 영상이 2배속이나 4배속이라고 밝히는데, 이런 경우 같은 작업을 사람이 하는 것보다 두 배 또는 네 배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화면상 민첩해 보이는 동작이 실제 작업 속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시연 영상의 목적과 투명성 차이도 크다. 일부 영상은 소셜미디어 확산을 노린 퍼포먼스 성격이 강하고, 일부는 고객이나 투자자 확보를 겨냥한 홍보물에 가깝다. 반면 다른 영상은 로봇 학습 과정과 시행착오를 함께 보여주며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결국 인터넷에서 주목받는 휴머노이드 로봇 영상은 전체 그림의 일부만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다. 영상이 정교하고 출처가 신뢰할 만해 보여도, 그것만으로 로봇의 실제 역량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업계가 주목해야 할 지표는 바이럴 영상의 완성도보다 실제 환경에서의 자율성, 범용성, 속도, 반복 성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검증 규모에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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