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AI 매출 2030년까지 100배”… 월가, IPO 띄우기
||2026.06.05
||2026.06.05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월가가 인공지능(AI) 사업의 고성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에버코어ISI 등 주관사와 리서치 기관은 스페이스X의 AI 부문 매출이 2030년까지 100배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예비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 사상 최대 규모 IPO를 정당화하기 위한 핵심 논리로 AI 사업이 부상한 셈이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각) 월가 애널리스트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1조8000억달러(약 2800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기 위해 AI 부문 성장을 근거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스페이스X AI 매출이 2025년 32억달러에서 2030년 322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187억달러에서 474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에버코어ISI 전망도 비슷하다. 에버코어는 스페이스X의 AI 매출이 2030년 3310억달러, 2031년엔 75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매출은 2031년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이 경우 AI 부문은 2031년 전체 매출의 74%를 차지하게 된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20%가 넘었던 우주 사업은 2031년 1%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위성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됐다. 골드만삭스와 에버코어는 스타링크 중심의 연결성 사업 매출이 지난해 114억달러에서 2030년 14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로켓 발사 사업 매출은 지난해 41억달러에서 2030년 약 80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페이스X는 IPO를 통해 최대 750억달러 이상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로 제시됐고, 상장 후 주식은 나스닥과 나스닥 텍사스에서 ‘SPCX’ 종목코드로 거래된다. 회사는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20개 은행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다만 월가의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하려면 전제가 있다. 스페이스X의 AI 사업, 특히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와 AI 모델 그록(Grok)이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 선두 업체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그록은 소비자와 기업 구독자 확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역시 아직 본격적인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 부담도 크다. 골드만삭스와 에버코어는 스페이스X의 자본지출이 지난해 200억달러 이상에서 2030년 360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버코어는 2031년 자본지출이 7320억달러까지 늘고, 이 가운데 AI 관련 지출만 66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AI 사업 확대를 위해 막대한 선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주관사는 AI 사업을 스페이스X의 미래 가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비교 기업으로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기업뿐 아니라 코어위브, 네비우스, 팔란티어 등 AI 관련 기업을 함께 거론했다. 스페이스X를 단순 로켓·위성 기업이 아닌 AI 인프라와 데이터 사업까지 포괄하는 기술기업으로 평가하려는 의도다.
이번 IPO는 스페이스X뿐 아니라 향후 AI 기업 상장 시장의 분위기를 가를 시험대로도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대형 AI 기업들의 후속 IPO 가능성도 거론된다. 스페이스X 상장이 흥행할 경우 AI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과도한 성장 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경우 시장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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