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보다 실사용…헬로 로봇, 가정용 보조로봇 ‘스트레치 4’ 확대 배치
||2026.06.05
||2026.06.05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 로봇 스타트업 헬로 로봇(Hello Robot)이 가정용 보조로봇 '스트레치 4'(Stretch 4)를 출시하고 실제 가정 환경에서의 배치를 확대하고 있다. 완전 자율형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헬로 로봇은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보조하는 현실적인 접근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IT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헬로 로봇은 최근 스트레치 시리즈의 4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스트레치 4는 사람 형태를 일부 닮은 상체 구조와 센서가 탑재된 머리를 갖췄지만 이동은 바퀴로, 물체 조작은 집게 형태의 로봇 팔로 수행한다.
테슬라, 피규어AI, 유니트리 등 다수 기업이 인간형 휴머노이드 개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헬로 로봇은 실제 가정 내에서 안전하게 이동하며 일상 작업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는 2017년 구글 로보틱스 총괄 출신 에런 에드싱어(Aaron Edsinger)와 조지아공대 교수 찰리 켐프(Charlie Kemp)가 공동 설립했다. 설립 초기부터 모든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범용 로봇보다는 장애인 보조, 연구용 플랫폼, 데이터 수집 등 구체적인 활용 분야에 집중해왔다.
헬로 로봇의 전략은 최근 로봇 업계가 직면한 핵심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생성형 AI 발전으로 로봇의 인지 능력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지만 실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투자사 불하운드 캐피털(Bullhound Capital)은 최근 보고서에서 "로봇 산업의 진짜 경쟁력은 특허보다 현장에서 축적한 운영 경험과 데이터"라며 실제 배치 규모가 향후 시장 지배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헬로 로봇은 특히 장애인 보조 분야에서 의미 있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회사 이사회 멤버이자 투자자인 키스 플랫은 사지마비 진단 이후 스트레치를 활용해 일상생활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음성 명령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로봇을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고, 물건을 집거나 음료를 마시는 작업 등을 직접 수행한다.
플랫은 처음에는 단백질 음료를 마시는 데만 약 2시간이 걸렸지만 반복 사용을 통해 몇 분 안에 작업을 마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경을 쓰거나 이를 닦는 일처럼 타인의 도움 없이는 어려웠던 작업들도 스스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가족이 돌봄 인력을 부르지 않고도 외출하거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삶을 바꾸는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헬로 로봇은 완전 자율성보다는 사용자의 통제권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회사 엔지니어 블레인 마툴레비치는 "사용자가 계속 제어권을 갖는 것 자체가 중요한 기능"이라며 완전 자동화보다 안전성과 신뢰성을 우선시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은 현재 로봇 하드웨어의 한계도 반영한다. 로봇 팔과 손은 여전히 가격이 비싸고 무겁으며 에너지 소모가 크다. 또한 오류가 발생할 경우 주변 물건이나 시설을 손상시킬 위험도 존재한다.
실제로 일부 로봇 스타트업은 실증 과정에서 가구와 가전제품 등을 파손해 법적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완전 자율형 휴머노이드보다 제한된 기능의 보조 로봇이 단기적으로 더 현실적인 상용화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트레치 4의 판매 가격은 3만달러다. 헬로 로봇은 올해 약 200~300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첫 생산 물량은 이미 모두 판매된 상태다.
회사는 향후 스트레치 4가 실제 가정에서 축적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세대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출신 로봇 연구자 마히 샤피울라는 "로봇 분야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데이터"라며 "중요한 요소의 80%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 얻는 데이터"라고 말했다.
헬로 로봇은 휴머노이드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먼저 가정 내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을 보급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능과 가격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