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압승에도 심판론?…‘반쪽 승리’ 책임론에 연임 적신호

데일리안|jhkim@dailian.co.kr (김주훈 기자)|2026.06.05

서울·경남·대구 '탈환 실패' 책임론

판세 흔든 '오빠' '공소취소 특검'

"鄭 끌어내려야" "전대 때 보자"

호남에서 불붙는 '鄭 비토론'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5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서울 공천자대회에 참석해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5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서울 공천자대회에 참석해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치러진 6·3 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표면적인 결과만 놓고 보면 당대표 연임을 노리는 정 대표에게 호재인 상황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압승을 거둘 수 있는 환경임에도 지도부의 실책이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준 국민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민의 현명한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서울과 경북, 대구, 경남 등 4곳의 광역단체장을 제외한 12곳에서 승리했다. '12대 4'라는 결과는 여당의 압승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선거 직전 분위기를 감안하면 '반쪽 승리'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이자 대통령 지지율이 60%대를 기록할 정도인 만큼, 민심이 여당에 우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남의 경우, 보수세가 강한 지역임에도 대구시장과 경남도지사는 탈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5선 도전도 충분히 저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북도지사를 제외하면 '15대 1' 결과가 점쳐졌지만, 대구와 경남 민심은 결국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민주당 입장에서 뼈아픈 지점은 승리를 자부했던 서울에서의 패배다. 선거 국면 내내 정원오 후보의 지지율이 오 후보를 앞서면서 승리 분위기가 고조됐지만, 이마저도 이날 새벽을 기준으로 급격하게 격차가 좁혀지더니 오전 7시 16분쯤 바뀐 순위는 그대로 유지됐다. 정 대표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밝혔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도 여당 입장에선 압승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총 14곳 중 9곳에서 승리했지만, 당초 13곳에 의석을 갖고 있던 점을 감안하면 4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을 사수하지 못한 것은 패착으로 꼽힌다.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은 정 대표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경남지사, 대구시장선거도 이겼으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란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아쉬움이 있다고 해서 승리가 아닌 것은 아니다. 승리가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도부는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했다고 판단하지만, 여권 일부에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당초 광역단체장은 '15대 1'로 압승해야 했고, 보궐선거도 11곳 이상은 확보해야 했다는 것이다. '8말 9초' 열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의 연임을 견제하기 위한 신경전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선거 국면에서 지도부의 여러 실책이 불거진 탓에 책임론을 피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돌며 후보 홍보에 나섰지만, '자기 정치'라고 보는 불편한 시각에 직면했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현장의 어려운 목소리를 듣겠다는 '민생 체험'이 후보 없이 당대표만 주목받는 독무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당시 여당 일부에선 "지역 숙원 사업 현장에 가서 무조건 추진하겠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물고기 들고 사진 찍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되는 것이 맞는가"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선거 국면에선 '언행 주의령'을 내린 정 대표조차 설화(舌禍)에 휩싸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달 3일 정 대표가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후보를 돕겠다며 구포시장을 찾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여학생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부르도록 종용한 것이 '아동 성희롱' 논란으로 확산됐다.

지도부의 실책이 선거 판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조작기소 특검과 공천 논란이다.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을 공소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특검에 부여한 특검법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지도부는 당초 지방선거 이전 처리 계획을 철회하고 선거 이후 재논의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미 야당의 공세 소재로 활용되면서, 이번 선거에서 보수 결집과 중도층 이탈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ARS 먹통' 사태와 공천 불공정 논란에 휩싸여 김관영 전북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태는 '호남' 민심을 건드린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장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 대표를 끌어 내리겠다고 엄포를 놨고, 김 후보는 41.78%를 득표한 것을 두고 "전북의 자존을 지키겠다는 의지"라면서 8월 전당대회에서 심판하겠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그러다 보니, 정청래 체제가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지 못했을 뿐 아니라 혼란을 만든 것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송영길 인천 연수갑 당선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장과 북갑 등 지역에서 패배한 것을 언급, "이렇게 좋은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 아쉬움이 크다"며 "유능한 중앙정부와 함께 손발을 맞출 유능한 지방정부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 영남에 가서 계속 '내란 종식'을 얘기하니 확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자기모순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가 있으니까. 이제 종합적인 평가를 받지 않겠나"며 "정청래 체제로 다시 가는 것이 이재명 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당원의 여러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작기소 특검을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지 못한 정 대표의 정무적인 판단이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투표율이 높은 이유를 보면 '공소취소 특검'을 드라이브 건 탓에 보수 결집의 명분을 준 것 같다"며 "영남권에 진입하려고 했다면 신중했어야 하는 부분인 탓에 전략 부재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당초 부동산 이슈가 선거 국면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서울시장 선거 개표를 해보니 재건축·재개발 지역에서 반발표가 많이 나왔다"며 "지도부가 부동산 문제를 안이하게 생각했다는 점에서 오만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선 이미 차기 전당대회를 둘러싼 수싸움이 본격화된 만큼, 지방선거 승리 공을 정 대표에게 넘겨주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른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이 대통령의 성과이지, 정 대표의 성과라고 볼 수 없다"며 "전북에 분란을 일으켰으면서 당력을 총동원해서 진압했고 서울은 잃어버렸다. 자연스럽게 이길 수 있는 곳을 힘들게 이긴 측면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청(친정청래)계는 비당권파의 견제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차기 전당대회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 본부장은 송 당선인의 지적에 "'내가 당에 승리를 위해서 기여를 한 것인가, 그렇지 않은 것인가' 판단해 보고, 때로는 자숙도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최민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당대표답게 분열보다는 통합 행보를 해라"고 직격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격대별 인기 장기 렌트카

  • 20만원대
  • 30만원대
  • 40만원대
  • 50만원대
  • 60만원대

장기렌트 인기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