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해 보여" vs "원내대표 선거 봐야"…장동혁 책임론, 국민의힘 내부 갈렸다

데일리안|water@dailian.co.kr (김수현 기자)|2026.06.05

친한계·영남권 일각 "당 대표 책임져야"

신중론 "다음 주 원내대표 선거 봐야"

한동훈 복당 여부도 뇌관…지도부는 일축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미 오래전에 지도력과 리더십을 상실한 대표가 안 되는 선거를 지휘하려고 덤비다가 이렇게 암담한 상황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여야가 6·3 지방선거 성적표를 받아 든 4일, 국민의힘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6곳 중 4곳을 지키는 데 그치자 장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당 안팎에서 분출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퇴를 거론하는 강한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원내대표 선거를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게 형성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서울·대구·경북·경남을 지켰지만 강원·충북·충남·대전·부산은 민주당에 내줬다.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경기 평택을과 충남 공주·부여·청양 등을 가져왔지만, 최대 격전지였던 부산 북구갑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패했다.

장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당대표직 유지 의사를 내비쳤다. 장 대표는 선거 막판 이재명 대통령의 사전투표 투표지 노출 논란과 본투표 당일 서울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리로 '선거 불공정' 프레임을 띄우는 데 화력을 모으고 있다. 선관위를 항의 방문해 개표 중단과 재선거 실시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장 대표를 향한 비판이 잇따른다. 당내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당 지도부의 선거 패배 책임을 회피하는 썩은 동아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재명 정권의 오만과 실정이 클수록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적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중대한 시기에 보수가 정신 차려야 한다"며 "탄핵의 강을 건너고 유능하고 따뜻한 개혁보수의 길로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인 안상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층 직설적으로 책임을 물었다. 안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가 황당하게 제명한 한동훈 당선인의 의회 입성, 장동혁 지도부와 거리를 둬서 서울을 지킨 오세훈 시장의 5선 고지 달성은 합리적 보수 재건의 신호탄"이라며 "민심은 천심이다. 당 지도부는 거취를 속히 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데일리안과 통화한 친한계 한 의원도 "이번 일에 책임지지 않고 어떻게 하려는 것이냐. 당연히 책임져야지, 저렇게 버티는 모습이 추해 보인다"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강하게 책임을 묻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시간이 지나가면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 또 저렇게 버티는 것 아니냐"며 "그동안 많이 겪어보지 않았느냐.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필리버스터, 단식 같은 방법으로 버텼고, 최근 미국 방문 논란이 불거졌는데도 또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이긴 지역인 서울·경남, 보궐선거 평택, 아쉽게 진 부산·강원도 등을 보면 후보들이 어떤 스탠스를 취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며 "분명하게 가야 할 길이 있는데도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 당은 희망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전 대표가 (당 대표 사퇴를) 요구할 필요도 없다. 나머지 사람들이 깨우쳐야 한다. 마냥 우르르 따라가 장동혁 같은 대표가 수렴청정한다고 거기에 위축돼서 끌려다니는 일이 계속되면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영남권 핵심 지역인 대구의 한 의원도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에 마지막 서울시장 선거에서 극적으로 이겨서 전체적인 참패가 가려졌는데, 사실상 참패"라며 "지도부에 책임을 물을 사유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박빙으로 끝난 대구시장 선거를 거론하며 "공소취소특검법 같은 사안으로 막판에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흐름이 없었으면 대구도 위험한 지경이었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그랬다"고 했다. 이어 "대구마저 내주면 완전히 이재명 대통령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우리 당이 그나마 막아낸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번 결과를 '아닌 척' 식으로 해석하면, 기존에 있던 사람들조차 우리 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내놓은 시도지사 후보들 중에 흠결이 많았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거의 다 뺏기고, 충청권은 완전히 다 뺏겼다. 이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안 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중론도 형성되고 있다. 또 다른 의원은 "선거 결과를 보고 '당신 물러나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본인이 역할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떠나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 의원은 "민주당 측에서도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다. 오늘 보면 씁쓸한 표정의 양당 대표가 함께 나와 있지 않느냐"며 "완전히 저쪽을 이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완전히 대패한 것도 아니다. 대패를 안 한 게 장동혁 대표 때문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장 대표가 역할을 안 한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지금 당 의원들이 당 대표를 보고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하기보다는, 이번에 당의 노선이나 입장 때문에 당 대표와 후보들 사이에 갈등이 많았던 점을 감안해 당 대표가 본인 나름대로 여러 고민을 하지 않겠느냐는 마음으로 다들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 대표가 페이스북에 '당원들과 함께 길을 가겠다'고 한 점에 대해서는 "본인도 오늘 마음이 쓰이니까 그렇게 썼을 수도 있다"면서도 "결국 당 대표가 당의 리더십을 가지려면 의원들과의 관계가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나 조기 전당대회 요구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은 그런 이야기가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다음 주 원내대표 선거를 지켜봐야 한다"며 "원내대표로 나오는 사람들이 앞으로 당의 원내 운영 방향이나 현재 당 지도부와의 관계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내놓을 수 있다. 원내대표 선거하는 날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복당 여부도 당내 뇌관으로 떠올랐다. 친한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전 대표의 복당을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도부는 일찌감치 선을 긋고 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한 당선인은 보수를 지키고자 하는 염원을 가진 분들에게는 이미 평가가 끝난 분이고 외면의 대상"이라며 "복당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해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MBC 라디오에서 "특정 후보의 복당을 현재 논하기는 조금 어렵다"며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복당에 대한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싶다"고 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당선인이 아직 복당 문제에 대해 본인이 이야기한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당이 중지를 모아가는 과정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도부 측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선방론'을 내세우며 책임론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그래도 선방했다고 봐야 한다"며 "내부 총질이 심한 상황에도 광역단체 4곳을 지켰다. 서울도 방어했다"고 말했다. 또 한 전 대표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당원들이 한 당선인의 복당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당원들이 갖고 있는 분노가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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