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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선물 40조 쌓였다… 단일종목 ETF 열풍에 커지는 변동성 공포

조선비즈|권우석 기자|2026.06.04

SK하이닉스 주식선물 미결제 규모가 40조원에 육박하면서 향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이후 선물 포지션이 급증한 가운데, 상승 장세에서 주가를 밀어 올렸던 파생상품 수급이 하락 국면에서는 매도 압력을 증폭시키는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러스트=챗GPT
일러스트=챗GPT

◇SK하이닉스 미결제 규모 40조원 육박…코스닥150 선물 규모 5배 웃돌아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식선물 미결제약정은 지난 2일 기준 168만7964계약으로 집계됐다. 승수(10주)를 반영한 미결제 규모는 약 39조8000억원 수준이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 계약 수를 뜻한다.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하기 위해 보유 중인 포지션 규모를 의미한다. 통상 계약 수와 함께 이를 금액으로 환산한 미결제 규모를 통해 실제 시장 규모를 가늠한다.

특히 최근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SK하이닉스 주식선물 미결제 규모는 지난달 20일 약 21조원 수준이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27일에는 약 34조원으로 급증했다. 이후로도 자금 유입이 지속되며 지난 2일 기준 39조8400억원까지 치솟았다.

규모 자체도 이례적이다. 현재 SK하이닉스 주식선물 미결제 규모는 코스닥150 선물 전체 규모(약 7조원)의 5배를 웃돈다. 코스피200 선물 규모(약 65조원)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개별 종목 하나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덩치가 코스피 전체를 대변하는 지수 선물에 맞먹는 수준까지 비대해진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열풍이 선물시장 확대의 주요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기 위해 현물과 주식 선물, 스와프 등을 활용한다. 투자자 자금이 유입되면 유동성공급자(LP)는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선물을 매수하는 등 헤지 거래에 나서게 된다.

실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 18종목의 상장 첫날 거래대금은 9조8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개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을 1조2000억원,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을 53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선물 수요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P들의 선물 매수로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아지면 증권사들은 현물을 매수하고 선물을 매도하는 차익거래에 나선다. 결과적으로 파생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개인의 레버리지 자금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창구를 거쳐 다시 현물 주식을 밀어 올리는 독특한 수급 구조를 만들어낸 셈이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 개인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LP 헤지 수요가 주식선물 미결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지수 상승은 현물 매수세 유입보다는 선물 등 파생상품 수급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파생 수급이 끌어올린 주가…하락 땐 청산 물량 ‘도미노’ 우려

실제로 현물시장 수급은 파생시장과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현물을 5조9350억원, SK하이닉스 현물을 5조4600억원 순매도했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식선물 미결제 규모는 크게 늘었다. 투자 수요가 현물보다 파생시장으로 쏠리는 형국이다.

오는 11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도 변수로 꼽힌다. 최근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차익거래가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지만, 만기 이후 차익거래 자금이 포지션 연장(롤오버)보다 차익 실현을 선택할 경우 그동안 쌓인 현물 매수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쌓인 선물 포지션이 워낙 비대해진 탓에, 주가 하락 시 변동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선물은 적은 증거금으로 큰 금액을 거래하는 대표적인 레버리지 상품이다. 주가가 급락할 경우 추가 증거금을 납부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반대매매와 강제청산 물량이 연쇄적으로 출회되면서 이른바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 연구원은 “미결제약정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포지션이 많이 쌓여 있다는 의미”라며 “SK하이닉스처럼 특정 종목에 투자 수요가 집중된 상황에서는 상승 시 수급을 증폭시키지만 반대로 하락 시에는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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