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트럼프, 어떤 식으로든 관세 유지할 것”…무역전쟁 다시 불붙나
||202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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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문제를 이유로 한국을 비롯한 60개국에 최소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린 상호관세를 사실상 다른 법적 근거를 통해 되살리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일 한국 등 60개국의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수입 금지를 부과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했다”며 10~12.5%의 추가 관세 부과를 제안했다. 한국에는 일본, 영국 등과 함께 12.5%의 관세율이 적용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연방 법원이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리자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 관세는 적용 기간이 최대 150일에 불과해 다음 달 하순 종료될 예정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301조 조사 결과를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관세를 도입함으로써 그 공백을 메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치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평가다. USTR은 지난 3월부터 외국 정부의 차별적 무역 관행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강제노동 제품 수입과 과잉생산 문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활용한 글로벌 관세가 법원에서 위법 판단을 받자, 무역법 301조를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강제노동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제를 둘러싼 관세 장벽을 재구축하기 위한 핵심 조치를 취했다”며 “새로운 강제노동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장기적인 관세 전략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 이번 관세 조치는 이전보다 법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에도 같은 법적 권한을 활용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역시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무역 상대국에 대한 제재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USTR에서 근무했던 로펌 킹앤드스폴딩(King & Spalding)의 파트너 라이언 마제러스는 “행정부는 301조 아래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사실상 행정부가 판사이자 배심원, 집행자 역할을 모두 하는 셈”이라며 “강제노동과 과잉 수출 문제를 겨냥한 이번 조치는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설령 이번 관세가 다시 법원의 제동을 받더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관세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지정학·전략학 교수인 사이먼 에버넷은 뉴욕타임스(NYT)에 “강제노동 관세는 행정부가 개별 조사를 통해 관세 장벽을 재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정학 컨설팅 업체 APAC 어드바이저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오쿤도 “법원이 IEEPA에 근거한 관세에 제동을 건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장벽을 재건할 새로운 법적 근거가 필요했다”며 “이번 조치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편리한 수단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는 관세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은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됐다. 각국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일정 수준의 관세율을 유지하는 대신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또는 폐지 등을 약속해 왔다. 그러나 새로운 관세가 추가로 부과되면서 기존 합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관세는 미국의 향후 관세 정책 방향을 둘러싼 새로운 불확실성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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