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TF’의 진격, 해외서도 찾는다…테마형 ETF에 단일종목 커버드콜까지
||2026.06.04
||2026.06.04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종목을 기초 자산으로 한 개별 주식 위클리 옵션 상장 계획을 밝히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상품 다양화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커버드콜 ETF를 비롯한 전략형 ETF의 운용 방식이 다양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ETF 시장이 테마형·전략형 상품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한국 증시와 KRX 지수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오는 29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을 기초 자산으로 한 개별 주식 위클리 옵션을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주식 옵션 시장에는 64개 종목에 대한 월물 옵션만 상장돼 있다. 거래소는 ETF 상품 다양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주 단위 만기 상품을 추가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 도입의 배경에는 커버드콜 ETF 시장 성장도 자리하고 있다.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 고배당형 ETF 수요가 폭발하면서 커버드콜 ETF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증시 내 관련 옵션 상품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위클리옵션이 도입되면 자산운용사들은 기존 월물옵션보다 더욱 다양한 옵션 매도 전략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도 개별주식 옵션을 활용한 커버드콜 ETF가 운용되고 있지만 월물옵션 중심으로 운용돼 옵션 활용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위클리옵션은 매주 만기가 도래해 옵션 매도 기회를 늘리고 분배 재원 확보와 운용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장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개별 주식 위클리 옵션이 상장되면 단일 종목 커버드콜 ETF 출시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해지지만, 이는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낮추려는 ETF 본연의 ‘바스켓 매매’ 취지와 전면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ETF의 선례처럼, 특정 개별 종목으로의 쏠림 현상을 심화시켜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불필요하게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거래소는 이번 위클리옵션 상장이 특정 ETF 상품 출시를 염두에 둔 조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 상품 상장을 위해서는 금융감독원 심사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ETF 본래 취지를 고려하면 단일 종목 커버드콜 ETF가 쉽게 허용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개별주식 위클리옵션 상장은 ETF 운용 전략의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며 “자산운용사들이 위클리옵션을 활용해 보다 다양한 전략형 ETF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위클리옵션 상장은 자산운용사들의 수요와 금융위원회의 ETF 상품 다양화 정책 기조에 따른 조치로도 해석된다. 거래소는 향후 시장 수요를 고려해 대상 종목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ETF 시장은 AI·반도체·방산·조선 등 테마형 상품과 커버드콜 등 전략형 상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해외 기관들의 KRX 지수 활용 수요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4분기 이후 홍콩·싱가포르·대만 등을 중심으로 KRX 지수 활용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대표 지수 외에도 IT 관련 지수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홍콩계 자산운용사인 CSOP는 코스피200을 활용한 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거래소는 올해 홍콩 항셍지수회사와 공동지수를 개발했다. 태국에서는 이미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식워런트증권(ELW)이 현지 시장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국내 대표 지수사업자인 에프앤가이드에도 해외 기관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해외 기관들을 중심으로 자체 지수 산출 방식과 산업 분류 체계, 관련 데이터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지수사업과 데이터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회사에 대한 기업설명회(IR) 관련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수 사업을 운영하는 NH투자증권 역시 해외 기관들의 문의가 지속되고 있으며 일부 협업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해외 기관들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관련 협업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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