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봇틱스’ 기대감에 대형 로봇주 평균 수익률 155%
||2026.06.03
||2026.06.03
올해 국내 증시에서 로봇 관련 대형주가 평균 15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를 넘어 실제 물리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시대로 확장되면서 국내 로봇 기업들이 수혜주로 재평가받는 모습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로보틱스 산업에 대한 협력과 투자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 재평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50조원 이상 대형주 가운데 로봇 사업을 추진 중인 LG전자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의 올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155%에 달했다.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LG전자다. LG전자는 연초 이후 329% 급등했다. 가전기업 이미지가 강하지만 최근 물류 로봇 ‘클로이 캐리봇’과 가정용 로봇 사업을 확대 중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를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44% 상승했으며 현대모비스와 기아도 각각 105%, 40% 올랐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주목받고 있고, 현대모비스 역시 핵심 관절 부품 공급망 구축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들어 107% 상승했고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로보티즈도 각각 54%, 50%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에 엔비디아의 효과가 더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젠슨 황 CEO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행사에서 “한국은 엔비디아 생태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과학과 로보틱스, AI 팩토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도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젠슨 황이 오는 4일 방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이른바 ‘소맥 회동’을 하기로 하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는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로 완성도 높은 제조 생태계를 꼽는다. 피지컬 AI 시대에는 AI 모델뿐 아니라 이를 움직이는 액추에이터, 배터리, 센서, 반도체 등 하드웨어 경쟁력이 중요해지는데 한국은 관련 밸류체인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LG전자와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한 차세대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로봇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네이버 역시 자체 로봇 친화형 빌딩 기술을 바탕으로 엔비디아와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하반기 글로벌 이벤트로 옮겨가고 있다. 현대차는 3분기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과 실증을 위한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올여름 차세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3세대’ 공개를 예고했고, 중국 휴머노이드 선도기업 유니트리(Unitree)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의 방한 이벤트에서 시장의 표면적인 관심은 피지컬 AI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이 실제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이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소버린 AI와 AI 데이터센터의 주요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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