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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보다 1억 더 써냈다… 재개발 빌라 경매에 수요 몰리는 이유

조선비즈|정해용 기자|2026.06.03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 경매8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대왕주택’ 2층 빌라 경매에 20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감정가 2억6900만원인 이 물건은 4억15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보다 1억3250만원 높은 금액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49.3%로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 물건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응찰자들이 억대 웃돈까지 감수한 이유는 이 빌라가 재개발 입주권(일명 ‘딱지’)을 받을 수 있는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와 달리 실거주 의무가 없고,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신축 아파트 입주권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3일 정비 업계와 경·공매 데이터 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대왕주택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추진 중인 상도16구역 재개발 사업지 안에 있다. 상도16구역은 동작구 상도동 214번지 일대 약 8만5787㎡에 지하 2층~지상 40층, 1832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이 지역을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했다. 동작구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와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재개발 기대감에 경매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왕주택 경매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에는 양천구 신정동 ‘더테라스’ 4층 빌라가 감정가 3억32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높은 4억36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31.4%였다. 해당 물건은 신정역1구역 재개발 사업지 내에 있다. 이 사업은 신정4동 일대 8만4505㎡를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개발해 3000가구 이상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김호우 신정역1구역 신통기획 추진위원장은 “이달 중 주민 공람 등을 거쳐 정비 구역 지정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성북구 장위동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달 19일 장위동 ‘청운트윈스빌’ 3층은 감정가 4억2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 높은 5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38.1%였다. 이 물건은 장위뉴타운 내 장위14재정비촉진구역에 속한다. 장위14구역은 지난 3월 용적률 270%를 적용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고시가 이뤄졌으며, 올해 하반기 서울시 건축위원회 통합심의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사업시행인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과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가 재개발 빌라 경매시장으로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부담이 낮은 빌라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역세권 재개발 지역은 신축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져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접근할 수 있다”며 “재개발 지역 빌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매 시장 입찰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라고 했다.

다만 재개발 지역 빌라를 경매로 낙찰받을 때는 경매 유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강제경매 여부를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강제경매는 채권자가 법원의 판결문 등 집행권원을 확보한 뒤 채무자의 부동산을 강제로 매각해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다. 금융기관이 담보권을 근거로 진행하는 임의경매와는 성격이 다르다.

한편, 재개발 지역 빌라를 경매로 낙찰받을 때는 해당 경매가 강제경매가 아닌지를 살펴야 한다. 강제경매는 채권자가 법원으로부터 판결문 등 ‘집행권원’을 받아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의 부동산을 강제로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 법적 절차다. 주로 사인 간의 채무 불이행에 따른 절차로 은행 등 금융기관이나 국가기관이 채권자 대출을 회수하기 위해 하는 임의경매·공매와는 구분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임의경매나 공매는 관리처분인가 이후에도 조합원 지위 승계를 통해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강제경매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재개발이 완료되더라도 입주권 대신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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