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젠알앤엠 9만원일 땐 외면하더니… 타이밍 놓친 만년 저평가주 일신방직
||2026.06.02
||2026.06.02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일신방직이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던 코스닥 상장사 하이젠알앤엠 지분을 일부 매도했다.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매각 규모가 크게 줄었고 처분 가격도 낮아지면서 일반 주주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주주들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계열사 지분 유동화를 미루다 결국 주가가 하락한 뒤에야 일부 물량만 처분하면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익 실현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특히 일신방직과 하이젠알앤엠의 특수 관계를 고려하면 회사가 일반 주주보다 계열사 이해관계를 우선시한 결정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실망감은 일신방직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신방직은 보유하고 있는 하이젠알앤엠 지분 24.28% 중 3.07%에 해당하는 95만주를 약 285억원에 처분했다고 2일 밝혔다.
당초 회사는 하이젠알앤엠 지분을 250만주(8.09%)를 매각할 계획이었다. 1주당 3만2400원에 처분해 총 810억원을 확보한 뒤 신사업에 투자할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회사는 계약 상대의 계약 불이행과 거래 여건 변화로 실제 처분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처분 가격도 1주당 3만원으로 낮아졌다.
해당 거래에 대한 실망감은 일신방직 주가에 그대로 반영했다. 일신방직 주가는 회사가 하이젠알앤엠 지분 매각을 결정한 지난 4월 1일 이후 급등해 1만5000원까지 올랐고, 이후 조정을 받았지만 매각 기대가 유지되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런데 실제 매각 규모가 계획에 미치지 못하자 주가는 다시 1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회사가 계열사 지분 매각을 미루는 사이 급등했던 주가가 급락했고, 결과적으로 가장 유리한 시기에 보유 지분을 현금화할 기회를 놓쳐 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일신방직 주주들은 지난 2024년 6월 상장한 하이젠알앤엠의 최대 주주(특수 관계자 포함) 보호예수(매각 제한)가 해제된 지난해 말부터 지분 매각을 요구해 왔다. 주주들이 지분 매각을 요구한 가장 큰 이유는 일신방직 주가의 만성적인 저평가 때문이다. 주주들은 회사에 하이젠알앤엠 지분 매각과 확보한 매각 대금을 활용한 특별 배당을 요구했다.
일신방직 주가는 10년 넘게 박스권에 갇혀있다. 2015년 잠깐 2만원을 넘겼지만 그때 뿐이었고 줄곧 1만원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회사의 연간 매출은 5000억원이 넘고, 연간 순이익도 수백억원에 달하지만, 심각한 주가 저평가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회사가 가진 하이젠알앤엠 지분 가치만 해도 2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일신방직의 시가총액은 2000억원을 조금 넘는다.
주주들이 반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회사가 하이젠알앤엠 지분을 보유한 것이 회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일반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이젠알앤엠의 최대 주주 김재학 대표이사는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의 매제다. 하이젠알앤엠은 당초 일신방직이 단일 최대 주주인 비상장사였다. 그런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전 일신방직이 보유하고 있던 하이젠알앤엠 지분 일부를 낮은 가격으로 하이젠알앤엠에 매각하면서 단일 최대 주주는 김재학 대표의 개인 회사 다노코프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일신방직이 얻은 경제적 실익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상장 후 기대할 수 있었던 지분 가치 상승분의 일부를 포기한 결과가 됐다. 주주들이 “일신방직이 주주의 자본으로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에 있는 김재학 대표의 불안정한 경영권을 지켜주는 ‘사금고성 백기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주주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사이 일신방직은 막대한 이익을 실현할 기회를 놓치게 됐다.
공모가 70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하이젠알앤엠 주가는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사업 성장 기대로 지난해 주가가 급등했다. 당시 주가가 급등하자 하이젠알앤엠 임직원들은 앞다퉈 주식을 매각했다. 그럼에도 올해 초 주가는 9만원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급등세를 반납하고 현재 3만원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보유 지분이 많은 데다 엄격한 공시 의무를 적용 받고 있고, 시황이 크게 변동해 매각 작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향후 하이젠알앤엠 지분을 추가로 매각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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