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검토 지시한 발달장애인 투표 보장… 인권위 “선관위, 권고 수용 안 해”
||2026.06.02
||2026.06.02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권고 사항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2일 밝혔다.
인권위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1월 선관위에 발달장애 선거인이 이해하기 쉬운 투표용지, 선거공보 및 투표 안내문 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종합 계획을 수립할 것과 발달장애 선거인이 기표 행위가 어려운 경우 투표 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권고했다.
선관위는 해당 권고 사항을 ‘이행’했다고 밝혔으나, 인권위는 사실상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예를 들어 선관위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투표 용지를 변경하기보단 보조 용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자의 사진을 넣은 투표용지를 제작하려면 사전 투표 장비부터 심사 계수기·투표지 분류기 등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 만큼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취지다.
선관위는 또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정신적 장애인까지 투표 보조를 허용하면 대리 투표 우려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인권위는 “발달장애 선거인의 선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이해하기 쉬운 투표용지·선거공보 및 투표 안내문 등을 제공하고 있는 아일랜드·포르투갈·대만의 사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인권위는 이어 “혼자 기표할 수 없는 신체 장애가 있는 자로 투표 지원을 한정하면 신체 장애가 없는 발달장애인 등의 참정권 보장이 어렵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6·3 지방선거 사전 투표에 나섰을 때 발달장애인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직접 편지를 건네고 참정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사람을 보고 찍을 수 있게 얼굴을 넣어달라는 것이냐”고 물은 뒤 주진우 공공갈등조정비서관에게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와 왜 안 되는지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인권위는 책자형 선거공보와 점자형 선거공보가 동일한 내용으로 작성될 수 있도록 종합적 이행 계획을 수립하고, 점자형 선거공보의 면수 제한을 두지 않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는 권고도 선관위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전 투표소를 포함한 모든 투표소를 1층 또는 승강기 편의 시설이 있는 곳에 설치하라는 권고 역시 선관위는 “이미 시행 중”이라고 답했으나, 인권위는 투표소 입구 경사로의 경사가 심하거나, 턱이 있는 등 투표소의 접근 편의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등 문제가 있어 적절히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방미통위는 최소한 2인 이상의 한국수어 통역사를 배치하는 수어 통역 방송을 공영방송 전반으로 확대하라는 인권위 권고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회신했다.
인권위는 “방미통위가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하여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을 고려해 권고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발화자별 토론 내용을 장애인에게 전달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그러면서 “재정적 이유로 선관위와 방미통위가 권고 사항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울 수는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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