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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 클래리티 법안 논의 재개…민주당·은행권 반발에 통과 안갯속

디지털투데이|홍진주 기자|2026.06.02

클래리티 법안은 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정하는 핵심 입법이지만, 실제 처리의 관건은 기술 규제가 아니라 정치권의 이해충돌 기준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 Reve AI]
클래리티 법안은 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정하는 핵심 입법이지만, 실제 처리의 관건은 기술 규제가 아니라 정치권의 이해충돌 기준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 상원이 이번 주 디지털 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CLARITY) 법안 논의를 재개한다. 다만 법안 처리의 최대 변수는 규제 내용 자체보다 선출직 공직자의 암호화폐 이해충돌 문제를 다루는 윤리 조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마치고 복귀하면서 암호화폐 시장 규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클래리티 법안 심사와 조율 작업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연방 상품 규제당국의 감독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시장구조 법안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법안은 지난해 7월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최근 상원 농업위원회와 은행위원회의 심사도 통과했다. 상원은 현재 두 위원회에서 각각 마련한 시장구조 법안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8월 본회의 표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통과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남아 있다. 현재 상원에서 법안을 처리하려면 최소 60표가 필요해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민주당은 선출직 공직자의 암호화폐 사업 참여와 관련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법안을 지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은 지난달 "윤리 조항이 없는 법안에는 찬성표를 던질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암호화폐 업계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민주당의 문제 제기를 더욱 키우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은 트럼프 관련 밈코인 사업과 가족이 관여한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을 거론하며 이해충돌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반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사안이 특정 법안 차원이 아닌 상원 전체가 논의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윤리 조항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수정안 논의를 넘어 법안 통과 여부를 결정할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업계는 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파리야르 시르자드 최고정책책임자(CPO)는 최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클래리티 법안을 "도드-프랭크법 이후 가장 중요한 금융 규제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 내 사업자들의 법적 지위가 명확해지고 기관 투자자 유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은행권은 일부 조항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현재 법안 문안으로는 은행업계가 클래리티 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이 암호화폐 기업들에 이용자 예치금이나 스테이블코인 잔액에 대한 이자 지급을 허용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금융상품을 둘러싼 경쟁이 전통 금융권과 디지털 자산 업계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도 입법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클래리티 법안의 연내 통과 여부를 둘러싼 베팅 규모가 110만달러를 넘어섰으며, 현재 통과 가능성은 약 55% 수준으로 반영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GENIUS) 법안의 후속 절차도 진행 중이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일 관련 공개 의견수렴을 마감할 예정이다. 은행업계 일부는 의견 제출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예정대로 마감되면 GENIUS법안 시행 준비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법안은 제정 후 18개월이 지나거나 규제당국이 최종 규칙을 내놓은 뒤 120일 후 발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이번 주 상원 논의의 핵심은 클래리티 법안의 통합 문안을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느냐보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윤리 조항과 은행권이 반대하는 조항을 어디까지 조정할 수 있느냐다. 상원이 통합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더라도 초당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하원 재송부와 대통령 서명까지 이어지는 절차는 다시 늦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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