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현장] 유세차 끝에 세워진 추경호…"여기서 손 들어야 보인다"
||2026.06.02
||2026.06.02
본투표 이틀 앞두고 대구 가로질러 막판 스퍼트
의병의 날·반야월시장·이곡동·죽전네거리도
박근혜 측 유영하, 죽전네거리서 위치 코칭 응원

"자, 여기서 손 들어! 여기서 손을 들면 사람들이 본단 말이야!"
1일 오후 5시 30분 해가 질 무렵 대구 달서구 죽전네거리.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의 손목을 잡아 유세차 끝으로 이끌었다. 선거 승리를 향한 유 의원의 절박함과 동료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잔소리'였다. 유 의원의 적극적인 모습에, 추 후보도 이내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더 높이 치켜들었다.
6·3 지방선거 본투표를 이틀 앞둔 이날, 추 후보는 새벽 출근길부터 저녁 퇴근길까지 대구 동서를 가로지르며 막판 표심 잡기에 화력을 쏟아부었다.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두 차례 동행 유세로 보수 결집 효과를 본 추 후보는 이날 시장과 거리 인사로 동선을 빼곡히 채우며 시민 스킨십에 집중했다.
추 후보의 하루는 오전 7시 30분 수성구 범어네거리 출근길 인사로 시작됐다. 오전 10시에는 동구 망우당공원에서 열린 제16회 의병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가야금 곡조가 흐르는 가운데 추 후보는 객석을 돌며 중년 남성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시장님!" 부르며 사진을 청하는 시민도 있었다. 강대식·최은석·김기웅 의원이 동행했다.

추 후보는 인사말에서 "오늘의 현재는 저절로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 온 힘을 다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선조들이 있어 가능했다"며 "의병으로 나라를 지키고, 그 정신이 이어져 낙동강 전선을 지키고 2·28 민주화 운동까지 이어졌다. 충(忠)과 의(義)가 대구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라가 어렵고 혼란스럽다. 대구가 중심을 잡고 나라를 지켜가야 한다. 충의 정신을 다시 생각하며 꼭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오전 11시 동구 반야월시장은 5일장이 서는 날이라 사람들이 북적였다. 추 후보는 강대식 의원과 함께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추 후보가 "반야월시장 사장님, 상인 여러분. 자리 차지하고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물건 사고 가겠다"며 운을 떼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졌다.
추 후보는 자신의 경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저 추경호는 40여년 경제 문제를 다뤘다. 나라 예산을 책임지고 배분해본 사람"이라며 "전국 광역시장·도지사·구청장·시군구의원 후보 7808명 중 경제부총리 출신은 저 딱 한 사람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를 살리려면 경제를 해본 사람을 뽑아야 한다. 파란옷은 경제 안 해봤다. 기호 2번 추경호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추 후보는 "입법·행정 장악한 이재명 정권이 지방권력까지 차지하려 한다"며 "오만한 민주당 정권을 견제할 수 있게 2번에 투표해달라. 보수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우성진 동구청장 후보를 거론하며 "반야월시장 화장실과 주차장 문제도 해결해 시민들이 와서 많이 사고 먹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연설을 마친 추 후보는 좌판 사이를 직접 누볐다. 한 상인이 식혜 한 잔을 건네자 옆에 있던 동행자에게 "식혜 한잔 드세요"라며 권했다. 지나가는 시민에게는 "안녕하세요!"라며 손을 내밀었고, "싸우지 말고 잘하세요"라는 당부에는 "예, 일 잘할게요"라고 받았다.
좌판 곳곳에서 농담도 빠지지 않았다. 한 상인이 "2번!"이라고 외치자 "당연하지예", "당연한 이야기를 말로 하나"라고 응수했다. 짐을 나르느라 등을 돌린 상인이 인사를 받지 않아도 우두커니 기다렸다가 'V'를 그리고 자리를 떴다. 지나가는 강아지에게도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며 "안녕 2번~" 하고 말을 걸었다. 한 시민은 "우리 여기 다 찍었어요", 또 다른 시민은 "난 첫날 찍었어요!"라며 어깨를 펴 보였다. "박근혜는 안 같이 왔나?" 하며 두리번거리는 시민도 있었다.
오후 4시 달서구 이곡동 월요시장. 유 의원이 합류해 지원 유세에 나섰다. 햇볕이 쨍하게 내리쬐는 가운데 추 후보가 유세차에 올랐고, 멀리서 시민들은 팔짱을 낀 채 가만히 유세를 지켜봤다. 멘트가 끝날 때마다 곳곳에서 "추경호!" 연호와 "아이고 잘한다!" 추임새가 따라붙었다. 하굣길 학생들도 발걸음을 멈춰 웃는 얼굴로 유세차를 쳐다봤다.
이마와 목덜미로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추 후보는 굳게 다문 턱과 비장한 눈빛으로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추 후보는 "길거리를 다니면 '꼭 돼야 한다, 꼭 이겨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추경호가 예뻐서가 아니다. 대구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 전문가니까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는 "누구처럼 파란 옷 입고 '내가 여당이니까 해결 가능하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문재인 정부 실세 총리일 때도 못했는데 지금 가능하겠나"라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의 오만함이 하늘을 찌른다. 입법권·행정권 장악하고 대구시장마저 가져가려 한다"며 "권력은 견제해야 한다. 마카다 2번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추 후보가 "마카다 2번!"을 외치자 곳곳에서 "마카다!" 호응이 따라붙었다.

해가 저문 죽전네거리. 퇴근길 차량이 줄을 잇기 시작하자 유 의원이 본격적으로 추 후보의 동선을 잡기 시작했다. "여기서 손을 들면 사람들이 본단 말이야"라며 손목을 끌어 유세차 끝에 세웠고, "크게 흔들어, 크게"라며 잔소리도 곁들였다. 추 후보는 잠시 머쓱한 듯 웃으면서도 시키는 대로 손을 크게 흔들었다.
이미 오랜 시간 강행군을 이어온 탓에 추 후보의 눈은 다소 퀭해 보였지만, 입가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추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 힘을 모아주십시오. 여러분이 선택할 후보 추경호입니다. 오는 6월 3일 모두 투표장으로 가십시오"라며 거듭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유세차에서 내려와 교통섬에 선 추 후보는 손에 푯말을 들고 오랜 시간 손을 흔들었다.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눈을 맞추며 차량 한 대 한 대를 향해 손을 들었다. 지나가던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화답했다. "빵빵" 소리가 거듭 울렸고, 한 운전자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창문을 내리고 "이팅"을 외치는 시민도 있었다.
길을 지나던 한 시민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다가와 추 후보를 끌어안았다. 추 후보는 힘든 기색 없이 그 포옹을 받아냈다. 한 차량이 속도를 줄이며 "화이팅합시다"라고 외치자 추 후보는 "고맙습니다"라며 답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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