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멤버십 미끼로 써도 되나 [줌인IT]
||2026.06.02
||2026.06.02
네이버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온라인 중계를 부분유료화했다. 보편적 시청권 대상 행사를 멤버십 가입 유도 수단으로 활용한 셈이다.
월드컵은 국민 누구나 추가 비용 없이 볼 수 있어야 하는 보편적 시청권 대상이다. 보편적 시청권은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경기 등의 행사를 일반 국민이 폭넓게 시청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개념이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이나 치지직 치트키(월 1만4300원)를 구독하지 않은 이용자가 한국 국가대표팀 경기를 480p 화질로만 볼 수 있게 했다. 네이버가 무료로 볼 수 있게 풀어둔 480p 화질은 사실상 멤버십에 가입하라는 의미와 같다.
현재 대부분의 온라인 영상 서비스가 1080p 이상 화질을 기본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480p는 사실상 체험용 수준에 가깝다.
스포츠 중계를 유료로 송출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프로야구·프로축구·해외 리그처럼 중계권 시장이 형성된 프로 스포츠는 유료 시청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월드컵·올림픽은 프로리그가 아니라 국가대표가 출전하는 국민적 행사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중계권을 보유한 JTBC와 중계권을 추가 확보한 KBS, 네이버 치지직에서 생중계한다. JTBC와 KBS 채널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서 네이버의 부분유료화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은 JTBC와 네이버 치지직에서만 중계되면서 보편적 시청권 논란이 불거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제적 행사에 국민의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계올림픽 보편적 시청권 문제는 국민적 관심이 모이는 국제 행사의 TV 송출을 의무화하는 논의에 그쳤다. 5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에는 KBS·MBC 등 전국 단위 지상파 방송사가 방송채널과 자사 OTT로 실시간 중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TV 사업자에게는 보편적 시청권 의무를 부담하게 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에는 월드컵·올림픽을 멤버십 가입 유도 수단으로 쓰도록 허용하면 규제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TV에는 보편적 시청권 의무를 부과하면서 온라인에서는 사실상 유료화를 허용한다면 같은 월드컵을 두고 플랫폼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셈이다. 보편적 시청권 논의가 TV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월드컵·올림픽처럼 이미 보편적 시청권 대상으로 분류된 경기·행사는 온라인 중계 분야에서도 기준을 정해야 한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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