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 맞은 부품사… 시험대 오른 후발주자 LG이노텍
||2026.06.02
||2026.06.02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전자부품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새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삼성전기는 AI 관련 수요가 실적으로 연결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LG이노텍은 AI 성장 스토리를 실제 수익으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서버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 분야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반도체 패키징 기판과 고부가 전자부품이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FC-BGA와 고사양 MLCC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혜 강도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AI 서버 한 대에 탑재되는 MLCC 수량이 일반 IT 기기 대비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같은 AI 수혜주로 분류하면서도 성장 단계는 다르게 보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AI 서버용 MLCC와 FC-BGA 수요 확대가 기존 주력 사업과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LG이노텍은 상대적으로 AI 관련 신사업 비중이 아직 크지 않은 만큼 향후 고객 확대와 수익성 확보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단계다.
실제 LG이노텍이 올 들어 AI 서버용 FC-BGA 사업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신중하다. AI 사업 자체에 대한 의문보다는 기존 사업 구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수년간 애플 아이폰용 카메라모듈 공급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문제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함께 특정 고객사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의 한계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매출과 이익의 80% 이상은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발생했다. LG이노텍이 추진하는 AI 사업이 기존 스마트폰 중심 사업 구조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히는 이유다.
현재 LG이노텍은 FC-BGA와 로봇 부품, 전장 부품 등을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문혁수 대표는 2030년까지 미래사업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사업 다변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로봇용 핵심 부품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신사업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FC-BGA 사업은 글로벌 공급 부족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고객사 확보와 생산 안정화, 대규모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 등 넘어야 할 장벽도 적지 않다. 로봇 사업 역시 시장 개화 초기 단계로 단기간 내 실적을 견인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시장이 LG이노텍에 대한 기대를 거두지 않는 이유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기판 사업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과거 스마트폰 중심 부품업체 이미지에서 벗어나 반도체 패키징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4년 FC-BGA 사업에 진출한 후발 주자지만, 생산라인 가동률이 90%를 넘길 정도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증권가는 LG이노텍의 기판 사업 매출이 지난해 1조70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27년 2조7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기 등 주요 경쟁사들의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도 LG이노텍에는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에서 기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전작인 블랙웰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이라며 “LG이노텍 기판 사업이 AI 기판 공급 부족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AI 수요 확대의 수혜를 실적으로 입증하는 단계라면, LG이노텍은 AI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안착시킬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라며 “향후 FC-BGA 사업의 수익성과 고객 다변화 여부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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