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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솔 적자에 본업 흑자 묻혔다"…LG화학, 짙어지는 '지주사 할인’

아시아투데이|손강훈|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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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물적분할 후 중복상장 사례인 LG화학 주주들의 소외감이 전기차 수요 정체 국면을 맞아 심화하는 양상이다. 최근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악화가 모기업인 LG화학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적자 전환에 영향을 미친 가운데, 부채 등 빚 부담도 더욱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기대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폭등했지만 LG화학의 주가는 상승 탄력이 제한됐던 반면, 최근 전기차 업황이 악화되자 주가는 동반 하락하는 흐름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는 2022년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부진이 주원인이었다. 자회사를 제외한 개별 기준 실적을 보면 LG화학의 조정영업이익은 1429억원이었다.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의 가동률 조정과 일회성 수익으로 1648억원의 영업흑자를 낸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방 수요 둔화로 207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LG화학이 지분 81.8%를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연결 기준 재무제표에 그대로 포함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부진은 LG화학의 재무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LG화학은 그동안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와 차입금 부담을 줄여왔고, 1분기 말 개별 기준 부채비율은 52.5%, 차입금의존도는 24%까지 낮췄다. 하지만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이 합산된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19.7%, 차입금의존도는 33.7%까지 상승했다.

무엇보다 자회사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 등으로 이미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상황에서, 이번 1분기 연결 수익성 악화까지 겹치며 신용도 방어에는 더 큰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주식시장에서 LG화학의 본업 성적보다 연결 기준 적자 전환과 재무 건전성 악화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지난 4월 30일 실적 발표 후 5월 한 달 동안 LG화학의 주가는 14.4%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5월 한 달 2.9% 하락에 그쳤다. 5월 말 배터리 수주 모멘텀이 부각되며 반등을 시도한 LG에너지솔루션은 6월 첫 거래일인 1일 45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LG화학은 이날 36만3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자회사의 상승 동력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악재의 충격은 모기업이 독박을 쓰고, 호재로 인한 상승 동력은 자회사가 독식하는 구조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사례는 과거에도 존재한다. 배터리 호황기였던 2022년 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4개월 만에 80% 가까이 폭등하며 시가총액 140조원을 돌파할 때, LG화학은 주식시장 자금이 자회사로만 쏠리면서 과거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채 상승 탄력이 제한되는 '지주사 할인(Holdco Discount)'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 같은 구조가 고착화되자 올해 초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탈(Palliser Capital) 등은 LG화학을 상대로 주가 반영 및 지주사 할인 해소를 강하게 압박했다. 팰리서는 지난 3월 31일 열린 제2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 규모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안건으로 올렸다. 당시 주총에서 팰리서의 제안은 "운영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사측의 방어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에 부딪혀 찬성표가 23%에 그치며 최종 부결됐다.

비록 팰리서의 요구는 무산됐으나, LG화학 역시 막대한 투자 재원 마련과 재무 건전성 확보가 시급한 만큼 독자적인 출구전략을 공식화한 상태다. 주총 당시 '향후 5년간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현 81.8%에서 약 7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낮추겠다'는 자체적인 재무 구조 개선 로드맵을 내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물적분할 후 중복상장 구조는 하락장에서 모기업 주주에게 재무적 페널티로 돌아오는 부작용을 낳았다"며 "모자(母子)회사 중복 상장의 구조적 모순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모기업 주주들의 투자 심리 위축과 소외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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