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아토3 국내 출시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차량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1 4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중국이 일본을 처음으로 제치고 국가별 판매 3위에 올랐다. 국가별 신차 등록 대수는 유럽연합(EU) 1만 6385대, 미국 1만 3611대, 중국 2023대, 일본 1974대 순이었다. 중국산 수입차가 비야디(BYD) 단일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BYD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과 유가 상승에 힘입어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수입차 브랜드 판매 4위를 기록했다. 4월까지 누적 신규 등록 대수는 5991대로 올해 판매 목표인 1만 대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수입차 진입 장벽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약진은 이른바 ‘레드테크’의 안방 공략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기술력까지 확보한 중국 전기차가 소비자를 강하게 끌어들이고 있다. BYD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고급 승용차나 럭셔리 수입차에서 맛볼 수 있는 ‘하차감’은 더 이상 결정적 선택 기준이 아니다. BYD가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라선 것도 이런 변화를 보여 준다. 여기에다 하반기에 지리(吉利)자동차의 지커(ZEEKR)까지 가세하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도 안심할 수 없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차량을 직접 분해·분석하고 주행 시험까지 진행하며 협력사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그만큼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레드테크의 위협은 전기차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견제 속에서도 반도체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화웨이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없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성과를 내놓았다.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할 로봇과 센서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중국의 약진이 눈부시다. 그런데도 우리는 반도체 호황에 취해 안방까지 파고드는 레드테크 공세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지금은 저가 전기차가 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다음 차례는 AI와 첨단 제조업 생태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 늦기 전에 민관의 역량을 총동원해 철강·석유화학 등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주력 산업의 구조 개혁과 신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 위기의 실체를 직시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응한다면 미래 성장 동력은 물론 산업 주도권까지 내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