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산업기술 유출 손배액에 ‘R&D 비용 반영’ 법제화 검토
||2026.06.01
||2026.06.01
정부가 산업기술 유출범에게 연구개발(R&D) 비용 이상을 손해배상하게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지금은 산업기술 유출 손해배상 관련 법 조문에 배상액 산정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법원 재량으로 결정된 배상액이 기업 피해보다 터무니없게 적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국무조정실은 최근 산업통상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를 보고 받았다. 산업기술은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기술로, 해외 유출 시 경제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로 보호받는다.
그러나 정작 피해기업이 기술을 빼돌린 자와 이를 활용한 기업을 상대로 민사를 제기해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해당 법은 고의 침해가 인정될 경우 ‘손해 인정액의 5배 이내’에서 배상액을 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손해 인정액’의 산정 근거가 법에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최소한 유출 기술의 R&D 비용만큼은 손해액으로 인정되도록 법을 고치려는 것이다.
기술 유출 사건에서 손해배상액이 제대로 산정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대검찰청의 ‘기술유출범죄 양형기준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선고된 기술 유출 관련 1심 유죄 판결 496건 중 판결문에 피해액이 기재된 사건은 23건(4.6%)에 불과했다. 이조차도 장비 절도 등 직접적인 피해가 있는 경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산업기술 해외유출 적발 건수는 2020년 17건에서 2024년 23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R&D 비용을 넘어 기술 유출로 인한 영업 손실, 시장 점유율 하락 등 피해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강욱 경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산업기술 유출 피해 금액 산정 기준에 관한 연구’를 통해 “미국은 통일영업비밀보호법(UTSA)과 영업비밀보호법(DTSA)을 통해 실질적 손실, 부당이득, 합당한 로열티 등을 손해액 산정의 세부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침해자가 기술 도용으로 회피한 개발비까지 배상액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참고해 다차원적인 표준화된 평가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국조실, 지식재산처 등과 과제 관련 실무 협의를 이어가는 단계로,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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