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기업승계 100곳 성공시 생산유발효과 5천억”
||20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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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승계는 단순히 1~2년 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최소 10년 이상을 보고 접근해야 한다. 향후 10년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제안해 올바른 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1일 ‘우리은행 생산적 기업승계’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제조업 비중도 높다”며 “승계 문제가 정립되지 않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활성화되지 않으면 오히려 대기업도 피해를 보는 구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대표가 평생 일군 회사를 자녀가 승계하지 않더라도 기업 자체는 지속되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을 함께 아우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행장은 “초기에는 3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사업이 활성화되면 해외 사례처럼 펀드 조성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시작한 ‘생산적 기업승계’는 기업의 폐업, 사업중지, 축소 등의 방지하고 임직원의 고용 안정성 확보와 산업 내 공급망 안정성 강화, 중소기업의 기술력 보존을 목적으로 한 중장기적 관점의 금융지원 및 컨설팅 등을 총망라한 원스톱 지원책이다.
지난 2월 은행권 처음으로 회계·세무·M&A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업승계 전담조직인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신설했고 이어 4월에는 기술신용보증기금과 ‘기업승계 및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M&A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했다. 13억원을 특별출연해 438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미 3건의 계약 체결로 250억원 정도의 보증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금융·법률·세무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기업승계 비즈니스 상호협력 업무협약(MOU)’도 체결하는 등 기업승계 지원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업승계를 단순한 경영권 이전이 아니라 ▲고용 안정 ▲기술력 보존 ▲공급망 안정성 강화로 이어지는 ‘생산적 기업승계’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차별화로 내세웠다.
승계 지연이나 후계자 부재로 우량 중소기업이 폐업하거나 사업을 축소할 경우, 일자리 감소뿐만 아니라 축적된 기술의 단절과 산업 내 공급망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승계는 기업 생존을 넘어 산업 생태계 유지와도 직결되는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기업승계지원센터는 후계자가 없거나 자녀 승계가 어려운 기업에게는 MBO(경영진인수)와 EBO(종업원인수) 등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MBO는 기존 경영진이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고 EBO는 임직원이 단체로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향후 5년간 매년 100개 기업의 가업승계를 성공시킬 경우, 누적 500개 기업 기준으로 ▲고용 1만명 유지 ▲매출 기반 10.7조원 보전 ▲생산유발효과 469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934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일본의 사례를 분석해 기업 승계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금융회사의 새로운 사업 기회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방은행과 대형 금융그룹들은 사업 승계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대출과 투자, 자문, 신탁 등을 결합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재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일본에서는 친족 승계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임직원 승계와 제3자 인수·합병(M&A)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친족 승계와 임직원 승계 비중이 각각 35% 수준까지 접근했으며, M&A를 포함한 비친족 승계가 전체 승계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했다.
일본 금융회사들은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교토은행은 사업승계 전용 펀드를 조성하고 캐피털 자회사의 MBO(경영진 인수) 투자를 결합한 '사업승계 토털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상공회의소를 연결해 승계 수요를 발굴하고 금융 지원까지 연계하는 방식이다. 일본의 지방은행의 경우 여러 지역을 묶은 광역형 사업승계 펀드를 통해 지방은행의 영업권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대형 금융그룹들도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즈오카금융그룹은 단순히 자금을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수 이후 3년 동안 인사·회계 체계 정비와 경영자 육성까지 지원하는 ‘핸즈온(Hands-on)’ 방식을 도입했다. 미즈호금융그룹은 대출과 M&A 자문, 주식 신탁을 하나로 묶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MBO 전용 펀드를 통해 기존 오너 지분을 매입한 뒤 후계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구조를 운영하며 임직원의 인수 부담을 줄이고 있다. 교토신용금고는 일부 영업점을 상속·증여·사업승계 전문 컨설팅 창구로 전환해 기업 승계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임 실장은 일본 사례의 핵심으로 ‘기업 승계의 금융산업화’를 꼽았다. 후계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가 대출과 투자, 컨설팅, 신탁, 펀드 운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는 것이다. 특히 임직원 승계(MBO·EBO)는 고용과 기술을 유지하면서도 금융회사의 구조화 금융 수요를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영역으로 평가했다.
임 실장은 “일본의 금융회사들이 후계자 부족이라는 사회적 난제를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낸 것처럼, 우리은행도 국내 기업승계 시장에서 사회적 이슈 해결에 앞장서는 ‘책임감 있는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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