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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서울 넘어 지방까지 번졌다… 전세수급지수 2021년 대란 수준

조선비즈|김보연 기자|2026.06.01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동대문구 일대 아파트. /뉴스1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동대문구 일대 아파트. /뉴스1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 지방까지 전세난이 확산하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실거주 중심의 주택 정책, 전세의 월세화가 맞물리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한 탓이다. 전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세시장 불안 정도를 보여주는 ‘전세수급지수’는 2021년 전세 대란 당시 수준까지 치솟았다.

1일 KB부동산이 최근 발간한 ‘KB주택시장 리뷰 2026년 5월호-전세시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82.67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2월 188.6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대 광역시와 기타 지방의 전세수급지수도 각각 166.33, 167.49까지 올랐다. 5대 광역시는 2021년 9월 172.54 이후, 기타 지방은 2021년 10월 169.91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와 공급의 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고,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매물 부족이 심하다는 의미다. 통상 150을 넘으면 전세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180을 넘으면 전세 대란에 가까운 상황으로 해석된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전세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전셋값 상승 압력도 커진다.

KB부동산은 보고서에서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전세수급지수는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도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절대적인 공급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 증가 등으로 전세 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 통계에서도 전세시장 불안은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5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16.1을 기록했다. 2021년 3월 둘째 주 116.8 이후 약 5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국 전세수급지수도 103.7로, 2021년 9월 둘째 주 104.9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전세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주택 공급 감소가 꼽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입주 물량은 18만3124가구로, 지난해보다 22.5% 줄었다. 2013년 16만9000가구 이후 13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서울의 입주 물량 감소 폭은 더 크다. 지난해 4만9973가구였던 서울 입주 물량은 올해 2만7127가구로 사실상 반 토막 났다.

수도권에서는 정책 요인도 전세난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매)가 어려워지고,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세 공급이 줄었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의 2년 실거주 의무로 갭투자가 막힌 데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부담을 의식해 집을 팔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었다”며 “전셋값이 오르자 세입자들도 계약갱신청구권을 쓰고 있어 신규 전세 매물은 더 줄어드는 분위기”라고 했다.

실제 전세 매물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총 2만954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15일 4만5205건과 비교하면 약 35% 줄어든 수치다.

문제는 전세난이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공급 물량 감소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데다,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2021년 전세 대란은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직후 집주인들이 4년 치 전셋값을 한꺼번에 반영하려 하면서 벌어진 측면이 컸다”며 “이번에는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인 문제라 더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경우 전세 공급 절벽과 전세가 급등, 전세의 월세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2021년보다 더 심각한 전세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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