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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AI 팩토리’로 TSMC 추격...반전 카드 통할까

디지털투데이|석대건 기자|2026.06.01

삼성전자 팹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팹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하나로 묶은 'AI 팩토리' 턴키 모델로 파운드리 반전을 노린다. TSMC의 3나노 가동률이 100%에 육박하며 선단 공정 웨이퍼 가격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단일 벤더 의존을 줄이려는 팹리스 수요가 삼성전자의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하반기 2나노 양산과 턴키 수주 가시화 여부가 파운드리 사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SMC에 주문이 몰리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데 TSMC 선단 공정의 캐파는 한계에 다다랐고, 단가까지 오르면서 팹리스들이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동안 수율과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삼성전자 파운드리로서는 시장 구도 변화가 곧 기회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경쟁력을 앞세운 턴키 전략으로 이 틈을 파고드는 배경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턴키로 확보하려는 고객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의 고성능컴퓨팅(HPC) 고객과 2나노·4나노 공정을 협의 중이고, 가까운 시일 내 일부 고객사와 2나노 계약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수요는 TSMC 중심의 파운드리 시장 구조에서 비롯됐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3나노(N3) 공정 가동률은 100%에 육박해 애플·엔비디아 등의 주문으로 향후 1~2년간 캐파가 포화 상태다. 트렌드포스는 TSMC가 3나노·5나노 선단 공정 웨이퍼 가격을 5% 이상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며, 팹리스의 수익성 악화와 칩 가격 인상 압박을 지적했다.

단가와 공급망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면서 대안을 찾는 움직임도 빨라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 반도체 수요 폭발로 칩 설계 기업들이 TSMC 단일 벤더 의존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로드맵을 준비 중인 삼성전자가 유력한 '세컨드 소스' 후보로 거론된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지난해 발표한 AI 팩토리 모델이다. 파운드리 위탁생산뿐 아니라 첨단 메모리(HBM) 탑재와 어드밴스드 패키징(AVP)까지 하나의 생태계에서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칩 설계부터 최종 패키징까지 걸리는 시간과 물류 비용을 줄여, TSMC 단가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팹리스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해당 모델의 경제성은 HBM4 시대와 맞물려 부각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BM4 시대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의 결합, 즉 로직 다이 통합이 필수적이다. 파운드리·HBM·패키징을 모두 자체 수행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 삼성전자의 원스톱 턴키 솔루션이 고객사의 칩 개발 기간을 약 20% 단축하고 공급망 관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평가다.

(왼쪽부터)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 엔비디아 젠슨 황 CEO,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 [사진: 삼성전자]
(왼쪽부터)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 엔비디아 젠슨 황 CEO,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 [사진: 삼성전자]

◆2나노 계약 가시화 예고…고객사·물량 공개는 아직 과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부터 HBM4 매출이 전체 HBM 매출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월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한 데 이어, 차세대 HBM4E 12단 샘플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HBM4E 12단은 48기가바이트(GB) 용량에 핀당 16Gbps 동작 속도를 지원하며, 양산 중인 HBM4와 동일한 1c D램과 4나노 베이스 다이 조합이 적용됐다. 메모리부터 로직 다이까지 내재화한 구조 자체가 턴키 모델의 기반이다.

생산 거점도 단계적으로 갖춰지고 있다. 테일러 팹 1은 지난달 23일 장비 반입식을 진행해 2026년 가동,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가동 이후 2나노 캐파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경쟁력이 낮은 공정은 정리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CIS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은 17나노로 캐파를 전환하고, 8인치에서 양산 중인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DDI 등은 순차적으로 라인 클로징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런 노력이 실제 수주로 이어질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계약 가시화를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고객사와 물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AI 팩토리 모델이 성공하면 TSMC 독주 체제의 실질적 대안이지만, 반대로 수주가 지연되면 모델은 그저 선언에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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